폭염 등 ‘이상기후 5세트’에… 사과 19%·배 22% 생산 줄어들 듯

이미지 기자 2023. 8.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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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수원시 과수공원에서 관계자들이 사과를 돌보고 있다./뉴스1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사과와 배가 비상이다. 따뜻한 봄에 폭우·폭염까지 한꺼번에 겹친 탓이다. 올해 초만 해도 풍년을 점친 농가들은 반복되는 이상기후에 망연자실이다.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추석을 앞두고 가격은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태풍까지 예상돼 과일 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값은 오르지만, 맛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19%, 배 생산량은 2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복숭아(-12%), 단감(-5%) 생산량도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과일은 몰라도 사과와 배는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먹는 과일이라 생산량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크다. 우리나라 생산량이 줄어든다고 외국에서 수입해 물량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해외 품종보다 과즙이 많고, 아삭한 식감을 가진 국내 품종에 입맛이 길들여진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해외 품종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저온·서리·우박·폭우·폭염 등 이상기후 피해가 5연타로 농경지를 휩쓴 탓이다. 올해 초, 예년보다 따뜻한 봄이 지속되는 이상고온현상으로 꽃이 일찍, 많이 피어나 농가에서는 “올해는 풍년”이라는 전망이 이어졌었는데 꽃샘추위가 3월 말까지 이어졌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얼어 죽은 꽃이 늘어나 수정 자체가 되지 않았다. 여기에 4~6월 강원·경기·충청·전라·경상 등에 서리와 우박이 쏟아졌다. 그나마 수정이 된 과일이 저온 피해를 입어 모양이 찌그러져 자라는 ‘비정형과’가 늘어나고, 우박을 맞아 구멍이 뚫리거나 낙과 피해를 본 과일도 속출했다. 지난 7월 쏟아진 집중호우로 여의도 면적의 119배에 달하는 3만4500ha의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본 것도 영향이 컸다. 집중호우 뒤 무더위가 이어진 것도 전염병 확산으로 과일을 병들게 한다. 벌써 사과나 배를 키우는 과수원들에는 탄저병과 잎이 타들어가는 병이 돌고 있다.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농가에서는 매년 계절 변화가 너무 커 생산량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추석 준비가 시작되기도 전이지만 명절 제수용으로 찾는 사과와 배 가격은 벌써 오름세다. 올해 8월 기준 사과의 한 품종인 쓰가루 10kg 도매가격은 전년(3만2300원)보다 1만원 이상 오른 4만3000~4만7000원,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홍로 가격도 전년(5만2100원)보다 3000원가량 오른 5만5000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전년 4만3000원(15kg)에 거래되던 배는 올해 8월 4만8000~5만2000원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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