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온라인 그루밍
초·중·고 여름방학이 시작됐지만 아동·청소년은 야외 활동 못지않게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면서 생활하기도 한다. 디지털네이티브인 아동·청소년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을 때 직접 만나기도 하지만 채팅 앱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고 일상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대면으로 만나서 하는 대화보다 온라인을 더 자주 이용하기도 한다.
온라인은 불특정 다수의 익명의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편리함과 다르게 온라인상에서의 가해자들은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온라인 그루밍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루밍(grooming)은 ‘길들이다’는 뜻으로 범죄 형태가 강제적이 아닌 아동·청소년이 자발적으로 범죄에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온라인 그루밍은 SNS, 채팅, 게임 등 온라인 공간에서 가해자와 아동·청소년이 친분을 쌓고 이러한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성적 대화를 하거나, 신체를 노출하게 하거나, 노출한 사진과 영상 등을 전송하게끔 유인 및 권유하는 범죄다.
10년전 네덜란드 아동인권단체 ‘인간의 대지(Terre des Hommes)’는 아동 성착취를 막기 위해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10세 소녀로 설정된 ‘스위티(sweetie)’라는 가상 인물을 만들었다. 전 세계에서 10주간 2만명이 넘는 남성이 스위티에게 접급해 ‘그루밍’ 범죄를 시도했으며 그중 위장수사를 통해 아동 성매수자 1천명을 적발했다.
우리나라도 2021년 9월24일부터 사법 경찰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위장수사가 가능해졌다.
온라인 그루밍 범죄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 만약 주변에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들이 있다면 정서적인 지지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중요하며 온라인그루밍 범죄 피해를 당했다면 가까운 경찰서에 즉시 신고해야 하고, 신고에 대한 도움과 피해 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아동·청소년의 안전을 위한 활동이 많아진다. 이제는 오프라인과 더불어 아동·청소년에게 일상이 된 온라인 환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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