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장난 삼아 ‘살인 예고’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신림역 사건 후 올라오기 시작해 3일 서현역 사건을 기점으로 폭증하고 있다. 경찰은 7일까지 ‘살인 예고’ 글 187건을 확인, 59명을 검거했다.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작성자 중 10대 청소년이 많다. A군은 5일 인스타그램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집에서 붙잡혔다. B군은 5일 트위터에 “오늘 에버랜드 가는데 3시부터 눈에 보이는 사람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다 죽일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B군은 실제 어머니와 함께 에버랜드를 방문했고, 경찰 연락을 받은 어머니가 검문 중인 경찰에 아들을 인계했다. C군은 6일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도래울 2단지 상가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과 흉기 사진을 올렸다가 붙잡혔다.
경찰은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자만 10명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40대 남성도 붙잡았다. 부산에서 술을 마시다 “6일 서면 칼부림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린 20대 해군 장병은 헌병대로 넘겨졌다.
전국에서 쏟아지는 흉기 난동 예고 글에 시민들은 공포에 떨며 외출을 삼갔다. 경찰은 인파 밀집지 247곳 순찰에 경찰관 1만2천여명과 총기로 무장한 특공대(SWAT) 128명을 투입했다. 범행이 예고된 11곳에는 장갑차까지 배치했다.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대다수의 동기는 황당하다. 경찰 조사에서 “재미로 그랬다”, “장난 삼아서”, “친구들을 놀려주려고”, “관심을 끌기 위해서”, “댓글이 궁금해서”, “술에 취해서”라고 진술했다. 이들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다. 경찰은 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다.
장난 살인 예고는 경찰력 등 사회적 자원 낭비가 크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무관한 사람이 범죄자로 오인받기도 한다. 외출을 자제한 탓에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불안을 조장하는 살인 예고, 엄벌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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