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중증환자 이송에 닥터카 활용 늘려야

경기일보 2023. 8.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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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재 가천대길병원 외상외과

건설현장이 무너지며 작업자의 팔이 깔리며 거의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구급대가 출동해 유압기를 사용했지만 누르고 있는 구조물을 들어올릴 수 없었다. 환자는 움직이지 못한 채 상태가 악화되던 중 인천권역외상센터에 닥터카를 호출했고, 의사와 간호사가 구급차를 타고 도착했다. 외상팀은 현장에서 마취 후 팔을 절단하고 환자를 구조한 뒤 외상센터로 이송해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119 구급대는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출동과 이송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고, 병원 간 이송은 사설 구급대가 담당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가 위독하거나 처치가 필요한 경우 의사가 함께 탑승하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의사가 구급차에 탑승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산이나 바다, 섬 등 구급차의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은 헬기 이송이 필요한데 소방헬기, 해경헬기,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의사가 탑승하는 닥터헬기 등이 활용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이동형 중환자실(SMICU)을 통해 중증환자의 병원 간 이송에 의사와 간호사가 탑승하고 있다. 울산과 인천에서는 중증외상환자의 현장과 병원 간 이송을 위해 닥터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전국적으로 확대하기엔 장애 요인들이 있다. 무엇보다 탑승할 의사를 구하기가 어렵다. 중증환자의 이송에 투입되는 의사는 중환자나 외상환자의 처치가 가능한 전문가여야 하는데 지방은 절대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하다. 예산도 문제다. 닥터헬기의 경우 주간에만 운영하는데 센터당 매년 30억 ~ 40억원이 필요하고, 1회 출동하는 데 약 9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서울시의 SMICU도 운영비가 센터당 12억원으로 전체 예산이 매년 48억원이 넘는다.

반면 인천시의 경우 권역외상센터에 2억3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며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전용 구급차가 없어 사설 구급차를 이용하고 장비도 열악하지만, 국가에서 지원받는 외상전담전문의를 활용해 치료가 급한 중증외상환자들의 이송을 담당하고 있다. 사설 구급차에 건당 이송비용을 지불하고 의사와 간호사에게 당직비를 일부 지원한다.

중증환자의 이송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전담 의사를 따로 구하기엔 지원자도 적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현재 응급실, 외상센터나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인력들에게 당직비를 지원하며 참여를 유도한다. 이송 수단과 보조인력은 119구급대를 비롯한 기존의 이송시스템을 활용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닥터헬기나 닥터카를 운영하며 이송 건수로 실적을 평가하는 것도 배제돼야 한다. 자칫 실적 때문에 불필요한 출동을 해 의료자원이 낭비될 수 있다. 꼭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히 활용되려면 중증환자 이송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복지부, 소방청 등이 참여해 지난 6월에 발족한 중앙 응급의료 정책추진단에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상황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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