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무량판 구조는 죄가 없다
철근이 누락돼 무너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주차장을 조사한 결과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무량판(無梁板) 구조는 하중을 지탱하는 수평 기둥인 보(대들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탱하므로 철근 보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철근 보강을 설계에서 누락한 건축 구조 사무소와 이를 감독하지 못한 감리 회사, 무엇보다 이를 알아채지 못한 시공 회사의 실수가 연속적으로 발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부실 공사는 설계·감리를 비롯한 전 과정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는 아파트 공사 수주를 위해 치열한 저가 출혈 경쟁을 한다.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 그래서 설계·감리 등 협력 업체(하도급)를 쥐어짠다. 용역비를 낮추려고 최저가 입찰제로 압박한다. 철근 등 건축 자재 물량도 줄이라고 강요한다. 제대로 설계해 물량이 많이 나오는 설계안은 피한다. 낮은 용역비로 설계를 수주한 협력 업체는 설계 인력과 엔지니어를 충분히 고용할 수 없다. 공사 현장에 필요한 구조 도면을 누가 어떻게 그리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하청에 재하청을 거쳐 구조 설계 개념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부실 공사가 될 수밖에 없다.
저렴한 용역비는 감리 분야에도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 부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건축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는 건설사의 저가 출혈 경쟁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이윤을 남기려는 건설사의 용역비 후려치기가 건축 관련 회사들을 피멍 들게 하고 있다. ‘출혈 경쟁’과 ‘저가 후려치기’라는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으면 부실시공은 근절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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