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카드 대신 내 카드로” 청소년 고객 모시기 경쟁

한예나 기자 2023. 8. 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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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전용 선불카드·소액 적금 등 잇따라 나와

최근 금융회사들이 ‘미래 고객’인 어린이·청소년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청소년들이 용돈을 충전해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0대 전용 카드, 소액을 저금할 수 있는 예·적금 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나섰다.

현금 사용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고, 청소년 사이에서 ‘엄마 카드’ 대신 본인 카드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청소년들이 가상으로 투자를 해볼 수 있는 모의투자 서비스, 소액 적금 등 흥미를 끄는 상품과 서비스도 많다.

그래픽=양인성

◇”엄마 카드 대신 내 카드”… 10대 전용 카드

카카오뱅크는 만 14세부터 18세 이하 청소년만 개설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뱅크 미니(mini)’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20년 10월 출시됐는데, 현재 누적 가입자 수는 180만명에 달한다. 올해 2분기 미니 카드를 통한 결제액은 43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미니 서비스에 가입한 청소년들은 카카오톡 캐릭터가 그려진 미니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니 서비스 가입 가능 연령을 8월 중 만 7~18세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토스에도 만 7~16세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스카드(USS Card)’가 있다. 유스카드는 연결된 가상 계좌에 돈을 이체하거나 CU 편의점에서 충전된 현금을 쓸 수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이 카드의 누적 발급량은 130만장으로, 출시 이후 하루 평균 2000장 넘게 발급됐다. 토스 관계자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주체적으로 소비 활동을 하고 싶어하며, 적은 금액의 용돈도 스스로 관리하길 원한다는 점에 주목해 유스카드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케이뱅크도 작년 12월 만 14~17세 청소년이 사용할 수 있는 ‘하이틴(Hi teen)’ 선불 카드를 출시했다. 케이뱅크 앱에서 휴대폰 본인인증, 약관동의, 비밀번호 설정 등을 거쳐 가입할 수 있다. 하이틴 카드는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편의점, 쇼핑몰 등 온·오프라인에서 월 최대 2000원까지 캐시백을 제공한다.

◇일정 알림, 모의투자 개최도

인터넷은행들은 이런 카드 상품 외에도 10대 고객을 겨냥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모바일 앱과 연동해 10대 고객들이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려는 시도가 많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 모바일 앱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미니 생활’ 서비스를 개설했다. 청소년 이용자가 미니 생활에 학교, 반 정보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급식표와 시간표가 업데이트된다. 또, 한 달여(26일) 만기 동안 매일 500~2000원씩 저금할 수 있는 ‘미니 26일저금’ 상품도 있다. 저금 현황은 SNS로 공유해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올리브영·GS25 등 청소년 주요 소비처와 제휴해 간식 교환권, 할인 쿠폰 등도 준다.

토스는 지난 4월 청소년들이 모의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토스 모의투자’ 서비스를 출시했다. 청소년들은 가상머니 1000달러를 활용해 국내외 주식 투자를 경험할 수 있다. 실시간 시세 정보를 활용하고,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도록 종목 설명과 투자 가이드도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1등에게 10만원 상당의 토스포인트를 주는 모의투자 대회를 열었는데, 15만명 넘는 청소년이 참여했다.

◇미성년자 신용카드 시장도 확대 중

한편, 카드사들 사이에서도 10대 고객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가 우리카드와 현대카드의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현행법상으로는 청소년들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부모가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그 신용을 바탕으로 자녀도 부모의 가족(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상품은 아직 출시 전이다.

앞서 2021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신한 마이틴즈(My TeenS) 카드’, ‘삼성 iD 포켓(Pocket) 카드’를 출시해 10대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카드사가 늘면서, 10대 고객을 선점하려는 분위기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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