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김지현]또하나의 리스크가 된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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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위원회가 이렇게까지 '히트'를 칠 줄은 몰랐다.
다만 진짜 혁신으로 화제가 된 게 아니고 1대 이래경 위원장의 '천안함 망언'에 이은 2대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비하' 논란 때문이란 게 당으로선 상당히 뼈아픈 부분일 듯하다.
김 위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가 "혁신위가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킨다"(설훈 의원)는 비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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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혁신위는 애초부터 민주당의 주요 관심 사안이 아니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이은 김남국 코인 사태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5월 14일 급히 ‘쇄신 의원총회’를 열고 일종의 반성문 격으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 결의문의 마지막 항목, 그것도 맨 마지막 줄에 ‘당 차원의 혁신기구를 설치하겠다’는 정도로만 살짝 언급된 게 혁신위다. 애초에 크게 힘이 실릴 조직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랬던 혁신위에 그나마 존재감이 생긴 건 이래경 초대 위원장이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 등으로 임명 9시간 만에 낙마하면서다. ‘이래경 다음 타자는 누구냐’가 화제가 되기 시작했고, 민주당은 여론에 쫓기듯 김은경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다음 위원장으로 앉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당시 “김 위원장이 정치권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분이 아니기 때문에, 참신성도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정치권 출신이 아니라 참신하다’는 장점이 단점이 되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수차례 실언을 내뱉은 뒤, 해명하고 수습하느라 바빴다. 혁신위가 공식 출범도 하기 전에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돈봉투 사건이 검찰에 의해 조작됐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첫 기자간담회에서부터 “알고 보니 심각한 사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언을 주워담았다.
각종 설화로 의원들과의 갈등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가 “혁신위가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킨다”(설훈 의원)는 비판을 샀다. 물론 그때도 김 위원장은 “(언론이 인터뷰 내용을) 앞뒤 자르고 연결했기 때문”이라고 ‘언론 탓’을 했다.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 후엔 “코로나 때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라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혹평했다가 ‘초선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이때도 김 위원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오해’라는 거다.
그러더니 정치판에서 선거를 앞두고 절대 건드려선 안 된다는 ‘세대 갈등’ 이슈마저 뒤흔들어 놨다.“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1 대 1로 표결을 하냐”는 등의 발언이 노인 폄하 논란으로 이어지자 혁신위는 “김 위원장 아들이 중학생 시절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한 발언을 왜곡해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구태적인 프레임”이라고 김 위원장을 엄호했다. 김 위원장 역시 이번에도 “오해가 있었다면 노여움을 풀어 달라”, “교수라 철없이 지내서 정치언어를 잘 몰랐다”는 등 이상한 변명만 늘어놓다 결국 나흘 만에 떠밀리듯 ‘뒷북 사과’를 했다.
당내에선 남은 임기 동안 혁신위가 또 말로 사고를 칠 것이란 불안감이 적지 않다. “혁신위 해체가 혁신”이라며 혁신위 조기 해체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재명 대표에게 본인 사법리스크 외에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추가된 듯하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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