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택배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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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배사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2년이다.
2020년 국내 총 택배 물량은 33억7000만개로 2012년(14억개)에 비해 2.4배 성장했고,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1인당 택배 이용은 65개로 일본(35개)의 2배에 육박한다.
2020년 여론조사에서 '택배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생활이 굉장히 불편할 것 같다'고 답한 사람이 82.2%에 달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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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내 총 택배 물량은 33억7000만개로 2012년(14억개)에 비해 2.4배 성장했고,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1인당 택배 이용은 65개로 일본(35개)의 2배에 육박한다. 2020년 총 매출액이 7조4000억원에 달했으니 지금은 훨씬 더 증가했을 것이다. 이제 택배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2020년 여론조사에서 ‘택배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생활이 굉장히 불편할 것 같다’고 답한 사람이 82.2%에 달했을 정도다.
택배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했으나 택배기사들의 노동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현재 택배기사들은 대부분 특수고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근로자처럼 일하지만 사업주와 개인 간 도급계약을 맺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노동시간, 휴가도 없다. 주 6일 근무에 하루 15, 16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있다. 아파도 참아가며 숨 돌릴 새 없이 일해야 하는 게 택배노동자의 현실이다. 잊을 만하면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소식이 들려오는 이유다. 2020년 상반기만 해도 12명의 택배노동자가 사망했다.
오는 14일은 네 번째 맞는 ‘택배 없는 날’이다. 고용노동부는 택배기사들의 장시간 노동이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2020년 8월 주요 택배사와 매년 8월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주요 택배사들은 모처럼 일요일인 13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사흘간의 짧은 휴가를 보낸다. 이 휴가가 단순히 이벤트성에 그쳐서는 안 되겠다. 단기간의 휴식을 넘어 낮은 택배 수수료와 장시간 노동, 고용안정 문제 등에 대한 해법 찾기로 이어져야 하겠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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