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처럼 부드러워” 문동주 159km가 전부 아냐…에이스 대관식 시간문제, 한화가 웃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처럼 부드럽고 좋은 폼을 갖고 있다.”
6일 광주 KIA-한화전의 모든 관심사는 ‘문김대전’에 쏠렸다. 문동주(한화)는 김도영에게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판정승했다. 비록 팀이 KIA와 비기면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5.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볼넷 2실점(1자책)했다. 평균자책점을 3.39로 낮췄다.
문동주가 김도영을 상대로 승부욕이 드러난 장면도 있었다. 6회 마지막 타석, 풀카운트서 던진 패스트볼은 포수 최재훈의 키를 한참 넘어갔다. 손에서 공이 빠진 듯했는데, 투구 폼 자체가 다소 힘이 들어간 듯했다.
문동주는 이날 김도영에게 최고 157km 패스트볼을 뿌렸다. 이 경기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59km. 빠른 공에 변화구 주무기는 오프스피드 피치의 대명사 커브다. 그리고 슬라이더를 사용한다. 그 외의 구종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최원호 감독은 이미 문동주가 올해 19경기(6승7패 평균자책점 3.39)에 꾸준히 등판하면서 선발투수로서의 완성도가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6일 문김대전을 앞두고 “던져보면서 느는 것이다. 시즌 초보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문동주가 1회 김도영과의 첫 맞대결서 선택한 초구가 커브였다. 보통 타자가 초구부터 커브에 타이밍을 맞춰 타격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 물론 최재훈의 볼배합이었지만, 문동주가 준비됐기 때문이었다. 커브의 완성도가 꽤 좋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커브 피안타율이 0.213이다. 패스트볼 피안타율(0.240)보다 낮다.
강속구가 최고 무기지만, 빠른 공만 욕심내지 않는다. 스스로도 구속은 별로 욕심내지 않는다. 1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면 160km을 거뜬히 넘기겠지만, 중요한 건 선발투수로서의 성장, 그리고 한화에 대한 공헌이다.
한화는 10일 수원 KT전서 선발투수로 데뷔할 김서현을 비롯해 좋은 유망주 투수를 적립해둔 상태다. 2군에서도 남지민과 김기중이 1군 콜업 2~3순위로 대기 중이다. 다가올 9월 2024 신안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좌완 최대어 황준서 지명이 확정적이다. 황준서는 볼 빠른 윤영철(KIA)이란 평가다.
이들 중에서도 차세대 에이스이자 기둥은 단연 문동주라는 것에 이견의 여지가 없다. 훗날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복귀라는 변수가 있지만, 문동주가 차근차근 ‘에이스 대관식’을 향해 달려가는 건 확실하다. 이미 1~2년차의 안우진(키움)보다 낫다는 평가다. 경기운영, 변화구 퀄리티 등은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최 감독은 “나중에 나이를 먹으면 타자의 심리까지 파악하고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문동주가 야구에 진심이고, 또 선발투수로서의 성장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159km에 집중할 필요도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다. 올해 120이닝 안팎으로 이닝 제한을 해서 몸도 보호하기로 한 건, 오랫동안 팀의 기둥으로 잘 활용하기 위해서다.
최원호 감독은 “동주도 처음에 몇 년 걸리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152~153km를 때리니까 확실히 (스트라이크 존에서)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배트가 밀리는 게 보인다. 패스트볼을 잘 치는 선수들도 동주 패스트볼에 밀리더라. 150km 이상 나오는 투수들은 경쟁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국내에서 동주나 (안)우진이 빼고 평균 150km 넘는 투수도 없다”라고 했다.
6일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문동주는 커맨드+를 향해 가고 있다.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으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투구하는 능력도 갖춰가는 과정이다. 아직은 그렇지는 않다”라고 했다. 여전히 당일 컨디션에 따른 기복이 심하고, 상대의 대응에 따라 임기응변을 보여주는 능력도 아무래도 부족하다. 2년차에게 그 정도를 바라는 건 무리다.
그래도 이순철 해설위원은 “문동주는 안우진과 달리 정통 오버핸드로 던진다. 그런데 류현진처럼 부드럽고 좋은 폼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팔이 약간 비스듬하게 나오는 투수보다 무리가 갈 수 있는 폼이지만, 유연성이 좋다는 평가다. 투수를 늦게 시작한 걸 감안하면 놀랍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2년차가 아닌 것 같다. 7~8년 정도 경험을 한 투수 같다”라고 했다. 한 술 더 떠 이순철 위원은 “김태형 위원이 다시 감독을 한다면, 문동주 같은 선수가 매년 나오면 현장에서 커피만 마시면 돼요”라고 했다. 감독이 따로 할 게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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