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해진 헐크’ 디섐보, 꿈의 58타... LIV 첫 우승
마지막 18번홀(파3)에서 12m 거리 버디를 잡으며 꿈의 58타를 작성한 브라이슨 디섐보(30·미국)가 만세를 부르며 펄쩍 뛰어올랐다. 엄청난 벌크업으로 ‘헐크’라 불리던 시절이면 그렇게 높이 솟구치지 못했을 것이다.
예전처럼 날씬해졌지만, 비거리는 크게 줄지 않은 ‘날씬해진 헐크’ 디섐보가 LIV 골프 10차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58타를 치며 우승했다. 디섐보는 7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앳 그린브라이어(파70)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13개, 보기 1개로 12언더파 58타를 쳤다.
4~7번 홀과 15~18번 홀 두 차례에 걸쳐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쉴 새 없이 버디가 터졌다. 8번 홀(파3) 보기만 아니었으면 주요 투어 첫 57타를 칠 뻔했다.
디섐보는 최종 합계 23언더파 187타로 2위 미토 페레이라(28·칠레)를 6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상금 400만달러(약52억원)를 받았다. 지난해 LIV 골프에 합류한 이후 첫 우승이다. 디섐보는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이다. 말문이 막힌다”며 “이런 특별한 순간을 기대하며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꿈의 58타’는 PGA 투어에서 짐 퓨릭(미국)이 2016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한 번 작성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2010년 이시카와 료(28·일본)와 2021년 김성현(25)이 각각 한 번씩 쳤다. 디섐보까지 4명 모두 파70 코스에서 12언더파를 쳤다. 2001년 PGA 3부 투어 격인 캐나다투어에서 제이슨 본(50·미국)이, 2016년 PGA 2부 투어 웹닷컴 투어에서 스테판 얘거(34·독일), 2021년 유러피언프로골프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 알레한드로 델 레이(25·스페인)가 58타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2부 스릭슨 투어 16회 대회 예선에서 허성훈이 58타를 친 게 유일한 사례지만 공식 대회는 아니었다. 프로 골프 18홀 최소타는 2019년 유럽 3부 투어인 알프스 투어 케르비노 오픈에서 데이비드 캐리(27·아일랜드)가 친 57타로 알려졌다. PGA투어에서 59타는 11번 나왔다.
디섐보는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며 체중을 20㎏ 이상 불려 400야드 초장타에 도전한 ‘벌크업 혁명’의 기수. 가공할 장타를 앞세워 2020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며 골프계에 뜨거운 장타 경쟁 바람을 일으켰다.
PGA투어에서 8승을 올렸던 디섐보는 LIV 골프로 옮기고 나서는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지나친 체중 불리기로 각종 부상에 시달리던 디섐보는 지난해부터 감량에 들어갔고 올해 장타 포기 선언까지 했다.
디섐보는 ‘헐크’라 불리던 2019년 말부터 3년 가깝게 하루 6~8잔의 단백질 셰이크를 포함해 5500칼로리를 섭취하며 110㎏ 몸무게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2년 손목 부상과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며 성적도 곤두박질치자 3주 만에 8㎏을 뺐다. 지금은 옥수수, 밀, 글루텐(밀가루 단백질의 일종), 유제품 등 자신에게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을 제외하고 하루 음식 섭취량을 2900칼로리 이하로 줄였다. 현재 몸무게는 95㎏. 하지만 체중이 줄었어도 스윙 스피드는 많이 줄지 않았다. 디섐보는 드라이버로 350야드를 가볍게 보내고, 7번 아이언으로 200야드 안팎을 친다. 여전히 최정상급 장타 능력이다. 벌크업 못지않게 클럽 헤드 스피드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효과가 여전한 것. 디섐보는 “오늘처럼 드라이버를 똑바로 멀리 치고 퍼트를 집어 넣는다면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건강해진 디섐보는 결국 2021년 3월 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이후 2년 5개월 만에 우승 시계를 다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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