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도’…미혼모 90% “내가 키운다”
[KBS 대구] [앵커]
대구경북에서 태어났지만 출생기록이 없는 아동 70여 명 가운데 상당수는 미혼모들이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것으로 파악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데요,
정작 보호시설에 들어온 미혼모 대부분은 직접 양육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신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안 20대 A 씨.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미혼모 보호 시설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입양을 계획했지만 아기가 크는 것을 보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A 씨/11개월 아기 엄마/음성변조 : "(아기가) 너무 예쁜 거예요. (입양) 보내서 후회하는 것보다는 키우면서 같이 살아가면서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해서 (양육을) 결심하게 됐어요."]
2015년 문을 연 대구의 이 시설을 거쳐 간 엄마는 350여명, 이 중 입양을 선택한 사람은 10%뿐 대다수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양육의 길'을 택했습니다.
최대 2년간 머물게 하면서 신생아 양육은 물론, 검정고시나 취업교육까지 엄마가 아기와 함께 자립할 수 있게 지원을 해 줬기 때문입니다.
[이윤숙/가톨릭푸름터 원장 : "입소해서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엄마들과 아이를 보면서 양육할 용기를 내게 되고, 책임지려는 엄마의 마음, 모성애를 갖게 되는 거 같아요."]
엄마들과의 유대도 힘이 됐습니다.
퇴소 이후에도 자주 모이고, 정서적으로 서로에게 기댔습니다.
[B 씨/6살 아이 엄마/음성변조 : "양육하는 엄마들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하는 생각도 들고. (퇴소 이후 엄마들이랑) 양육에 대한 고민도 하고 얘기도 하면서 만남을 이어오고 있어요."]
이들은, 엄마가 보호 속에서 아기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역사회의 도움만 받는다면 영아 유기와 같은 극단적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걸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혼자 키우는 엄마들에 대한 시선이 많이 안 좋잖아요. 혼자서도 꿋꿋하게 잘 키워나가는 엄마들도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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