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당 잼버리 ‘전정부 책임’ 주장에 “문제 발생하니 남탓, 세계선 남탓 안 통해”
앞서 국민의힘은 부실 준비로 위기에 처한 새만금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에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에서 잼버리를 유치했다는 건데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1년여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책임을 전 정부로 돌리는 모습이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의 외화내빈(外華內貧)식 부실 준비로 위기에 처한 새만금 잼버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바로 잡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논평에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새만금 잼버리가 개최되자마자 온열병 환자가 속출하는 등 부실 준비와 운영미숙이 지적받고 있다”며 “새만금 잼버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급 회의에서 직접 챙길 만큼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행사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취임 첫 해, 새만금 잼버리를 유치했고, 이듬해에는 잼버리 지원 특별법까지 통과시켰다”며 “잼버리 유치에 앞장선 송하진 전 전북지사는 잼버리 유치와 관련 예산증액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5년간 행사 준비의 틀을 깨지 않은 채,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지사를 중심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정부는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했다”며 “2020년 7월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지금도 책임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축제가 아니라 생존게임이 된 것 같다. 잼버리가 아니라 세계적 걱정거리 대회가 된 것 같다”며 “남 탓이 우리나라에는 혹시 통할지 모르지만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실질적, 실효적 대안을 신속하게 만들어서 집행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폭염이 예상됐고 많은 분들 지적했던 것이다. 문제가 예상되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실제 문제가 발생하니 남 탓을 하고 있다”며 “각국 대표단 조기 퇴영이 잇따르고 급기야 성범죄 의혹도 생기는데 사건 축소만 급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계·하계 올림픽, 월드컵을 성공 개최한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렇게 후진적인 모습으로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됐는지 참으로 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잼버리 대회는 박근혜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국제행사다. 남 탓한다고, 전임 정부 탓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국격이 더 이상 추락되지 않도록 정부가 총력 대응해야 한다. 대회 운영을 책임질 컨트롤타워를 조속하게 구성하고 남은 1주일이라도 대회를 잘 진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도 정부 비판에 가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잼버리 사태는 천재지변에 의한 우발적 사고가 아닌 예고된 사고”라며 “폭염과 해충, 각종 시설 미비 등 1년 전부터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지만 현 정부 이를 외면하고 무사안일주의에 빠졌다. 그러면서 전정부 탓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잼버리가 성공적이었다면 이게 다 문재인 정부 덕분이라고 했겠나. 잘되면 내 공, 못되면 남 탓, 좀 그만해라”라며 “뭣하러 정권 맡았나. 정권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 솔직하게 말하고 야당의 협조를 구하든가, 아니면 겸손하기라도 해라. 아니면 그만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대한민국 국민과 이제 세계 청소년까지 아픔에 빠트리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국민의 지탄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걸 모른 체 남 탓만 계속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윤석열 정부, 남 탓으로 무마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 남 탓, 전정부 탓 그만해라”라고 일갈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잼버리 대회 준비부족 실패로 파행, 변칙 운용 와중에도 정부여당은 또 전정권 탓을 했다. 거의 병적인 수준이다. 정권을 이양받고 1년 3개월이 되고도 전정권 탓할 거면 뭣하러 집권하겠다고 나섰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북상할 것으로 전망되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이 영지를 떠나기로 했다.
7일 오후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홈페이지 공지에서 “오늘 오전 대한민국 정부가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전원 조기 철수 계획을 연맹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연맹은 “정부는 세계연맹에 곧 출발 계획과 참가자들을 유치할 장소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면서 “우리는 정부에 계획을 신속히 추진하고 참가자들이 체류 기간, 그리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모든 자원과 지원을 제공할 것을 긴급히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등에 따르면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8일 오전을 전후해 순차적으로 야영장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7일 오후로 예정됐던 일부 영외 과정 활동도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야영장 조기 철수에 대비해 교통과 참가자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 대비 잼버리 '비상 시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보고받고 점검했다.
컨틴전시 플랜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서울 시내 대학교 기숙사와 각종 공기업 및 민간기업 연수시설과 함께 구청에서 보유한 체육관 등으로 숙소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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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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