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영토 확장, 중국 밖에서도 K배터리 위협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도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는 수성했지만, 2위인 중국 CATL과의 격차는 1%대로 줄어들었다. ‘K배터리’로 불리는 한국의 배터리 업체들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점유율은 줄었다. 비중국 시장에선 ‘K배터리’ 업체들이 시장의 강자로 인식되지만,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SNE리서치가 7일 발표한 ‘1~6월 비중국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자료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점유율 차이는 1.5%포인트다.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28.7%, CATL은 27.2%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8.9%의 점유율을 보였다. 올해 0.2%포인트 줄었다. 반면 CATL은 지난해 같은 기간 20.5%였고, 올해 6.7%포인트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지키긴 했지만 점유율은 줄어가고, CATL의 점유율은 늘고 있다. 이는 성장률 차이에서 기인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상반기 55.1%의 큰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CATL은 107.1% 급성장했다.
점유율 축소는 LG에너지솔루션 외에 다른 국내 배터리 회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4위를 기록한 SK온, 5위를 기록한 삼성SDI 모두 지난해 대비 점유율이 줄었다. SK온은 올해 점유율이 11.1%인데, 지난해에는 14.9%였다. 3.8%포인트 하락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점유율 10.6%에서 올해 8.7%로 1.9%포인트 감소했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15.7%, 28.8% 성장했지만 점유율은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48.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포인트 감소했다.
CATL이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중국의 저가형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회사들이 늘고 있어서다.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 메르세데스 벤츠 EQS, 볼보 XC40 리차지 등에 적용됐고, 이 차종들의 판매량이 늘면서 CATL도 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 의지에 따라 비중국 시장에서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LFP 배터리 사용량이 낮은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변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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