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밝힌 20대男 "마약 끝? 교도소·죽음뿐, 시작 말길" 당부

이은 기자 2023. 8. 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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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20대 의뢰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7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마약에 중독됐다 현재 회복 치료를 받고 있는 25세 홍승민 씨가 의뢰인으로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의뢰인은 "제가 마약 중독자였다가 지금 치료 받고 회복 중"이라며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마약 중독자였다. (마약을) 끊은 지는 7개월 정도 됐다"고 밝혔다.

MC 서장훈은 "네 얼굴이 알려질 텐데 감수하고 나온 거냐"고 묻자 의뢰인은 "그래야 또다시 마약을 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MC 이수근은 "여기 나왔다는 건 지난날을 후회하고 확실히 개과천선하고 싶고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는 얘기냐"고 하자 의뢰인은 "진짜 (마약을) 끊고 싶다"고 호소했다.

의뢰인은 처음 마약을 접하게 된 것에 대해 "2년 전에 우연히 접하게 됐다. 아는 친구에게 '같이 마약 하자'고 연락이 왔다. 당시 우울증이 심했고 마약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서 넘어가서 같이 하다가 중독됐다"고 말했다. 그가 투약한 마약은 엑XXX와 필XX이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마약 사범은 약 1만8000명으로 마약은 이미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든 문제가 됐다. 마약 투약 평균 연령은 점차 낮아져 청소년까지도 위협하고 있는 상황.

의뢰인은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며, 더 싸게 파는 사람을 만나게 될 수 있어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게 된다고 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의뢰인은 마약 금단현상에 대해 "필XX 금단현상은 망상, 환각이 있고 항상 불안하고 초조해 일상생활에 적응을 못 한다"며 "너무 불안해서 마약만 계속하고 싶고, 끊는 기간에는 다혈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필XX은 중추신경을 흥분하게 하는 약물이라 이상한 행동도 많이 하고 그런 것들의 후회로 부끄러워서 자살 충동도 들고, 자살 시도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도 끊고 싶어도 끊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독자들이 마약을 선택한 건 잘못인데 한번의 투약으로 돌아갈 길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의뢰인은 "총투약 기간은 1년 정도"라며 "6개월 정도 (투약) 하고 끊고 싶어서 자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약을 끊고 싶어진 계기에 대해 "처음에 쾌락도 좋았지만 우울감이 사라져 좋았는데 하다 보니까 우울증이 더 심해지고 환청도 많이 심해졌다. '실수를 할 것 같다', '2차 범죄에 노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초범에 자수해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는 의뢰인은 병원에 다니며 치료받았으나 결국 중독을 참지 못하고 다시 마약에 손을 대게 됐다고. 마약 투약 후 교회에 쓰러져 잠들어 있다 누군가의 신고로 5개월간 구속돼 있던 의뢰인은 현재 출소 후 치료 시설에 다니면서 회복 중이라고 했다.

의뢰인은 "(교도소에서) 금단 현상도 심했는데 마약 했을 때가 더 힘들었다. 키가 180㎝인데 48㎏까지 빠졌었다. 의사소통도 안 되고, 끊고 싶다고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의뢰인은 교도소에 가면서 마약 관련된 사람들과 연락이 차단됐고, 갇힌 상태였기 때문에 마약을 구할 수 없어 덕분에 마약을 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교도소에서는 마약사범끼리 모아두긴 하나 판매자와 투약자가 같이 생활해 안에서도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투약자들이 끊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의뢰인은 "부모님께서 실망도 많이 하고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 (마약을) 끊는다고 해놓고 계속하는 걸 걸렸다 보니까"라며 후회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이야기를 들은 MC 서장훈은 "네가 아직 젊고 삶에 여러 굴곡이 있을 거다. 잘 풀릴 때도 잘못될 때도 있고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지금이야 자신 있게 끊을 수 있을 거라 하는데 나중에 인생이 힘들어지고 역경이 닥치면 그 고통을 잊기 위해 또 손을 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은 혼자 유혹을 참지 못하는 게 아니라 보통 하게 되면 누군가에게 자꾸 전파가 되지 않나. 그러면 사회가 무너진다"며 "지금 잘 회복하고 있다고 하니까 절대 다시는 손을 안 대겠다는 너와 약속을 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다 보면 몸도 정신도 건강해진다.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의뢰인은 "중독자 시절에 너무 힘들었다. (회복) 방법도 몰랐는데, 많은 중독자에게 회복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며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멈추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마약 한 번 하면 절대 못 끊는다고 알고 있지 않나. 한 번 중독되면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치료 시설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의뢰인은 마지막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약의 끝은 교도소, 정신병원, 죽음만 있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하며 "중독자들도 같이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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