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침수 대비 예산 사용?..."제대로 썼는지 따져 봐야"
[앵커]
새만금 잼버리 준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비판이 거센 가운데, 조직위는 예산 대부분을 야영장 기반 시설 조성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한 물품 구입 등에 사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폭염과 침수 대비, 행사장 방역 등의 항목도 포함됐는데, 과연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새만금 잼버리대회 예산은 모두 1,170억 원 규모입니다.
야영장을 조성하고 화장실 등을 만드는 데 130억 원, 상·하수도와 주차장 등에 205억 원 등 시설비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인 395억 원을 썼습니다.
인건비와 운영비는 84억 원뿐, 나머지도 시설 유지와 행사 진행에 쓰고 있다는 게 조직위 설명입니다.
[최창행 / 세계잼버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조직위의 인건비 55억 원, 운영비 29억 원, 84억 원이고 나머지는 잼버리 시설비와 이 행사 사업비로 집행하고 있습니다.]
사업비 내역을 봤더니 의료시설과 폭염 대비, 행사장 방역과 해충기피제 구입, 침수 대비 시설 마련 등에도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돈을 들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는지입니다.
허허벌판에 그늘은 찾기 힘든 환경, 곳곳이 침수된 야영장, 그리고 밤에는 벌레에 시달리는 등 부실했던 준비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행사 직전 폭우 피해와 찌는듯한 폭염을 고려하더라도, 책정된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잇따른 우려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폭염과 폭우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정부는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습니다.
지난 5월 비가 내려 대회장이 침수됐을 때도 경고음이 울리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윤덕 / 더불어민주당 의원(세계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 / 지난 5월) : 꿈과 희망을 줘야 하는 잼버리대회가 공포와 트라우마로 남는 대회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놔야 할 정치권은 여전히 네 탓 공방만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를 유치한 건 전임 정부라고 선을 긋고 국익이 걸린 행사를 정쟁 도구로 삼고 있다며 야당을 비판했고,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자신들이 발등이 찍히는 것도 모르면서 현 정부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는 민주당도 무엇이 국익과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길인지 각성하고, 코리아 잼버리로 나아가는 데 협조해 줄 것을….]
민주당은 '남 탓' 그만하고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서 신속히 집행하라며 현 정부 대응을 꼬집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잼버리가 아니라 세계적인 걱정거리 대회가 됐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 탓이 우리나라에는 혹시 통할지 모르지만,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국회는 행사를 마치는 대로 관계부처와 전북도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이어갈 방침인데, 책임 소재를 놓고 여야 간 입장 차가 첨예해 대치 전선만 가팔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김광현
영상편집 : 양영운
그래픽 : 홍명화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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