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지연에 '화물부 매각' 논란…"검토한 적 없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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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안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이 이어지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서는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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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쟁당국 화물사업 경쟁력 약화 우려 지속 제기
슬롯 반납에 화물부 추가 매각시 합병 사실상 무산 전망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안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이 이어지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쟁당국이 화물수송 부문 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면서 아시아나 화물운송 부문에 대한 매각도 검토된다는 논란이 나타난 가운데,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부 매각은 사실무근이며, 경쟁당국의 최종승인을 목표로 지속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7일 항공업계에서는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은 지난 2021년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송 매출의 72.5%를 차지한 핵심 사업부다.
알짜 사업부의 매각을 검토한 것은 EU 경쟁당국에서 한국~유럽 화물 노선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는 SO(중간심사보고서)를 발부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결합이 중요한 과제인만큼, 일부 사업부의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대해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말하며 인수합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여객 슬롯(특정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대)을 반납하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마저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슬롯 반납을 넘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까지 매각한다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을 공중분해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본래 인수합병의 취지가 무산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지원하려고 영구채 인수 등을 통해 1조2000억 원대의 자금을 지원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 원을 인수하고, 한도 대출 8000억 원, 스탠바이LC(보증신용장) 3000억 원 등 총 1조600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자력으로 온전히 합병할 자금이 부족하기에 사실상 산은의 영구채 발행 등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는 딜이었다"면서 "그런데 슬롯 반납과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한다면 매각을 해도 경쟁력이 높아지기는 커녕 저하될 우려가 나타나기에 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위해 미국과 EU, 일본 등 각국 경쟁당국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최종 승인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당국에서 한국-유럽 화물 노선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은 맞지만 관련 내용(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각)은 논의된 것이 없다"면서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경쟁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쟁당국과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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