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직률 14배…‘재난 안전’ 전담공무원 10년, 현실은?

오대성 2023. 8. 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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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과 집중호우, 폭설처럼 계절마다 찾아오는 재난에다 갑작스러운 사고까지, 재난은 갈수록 다양하고, 또 잦아지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대응도 달라야 하는 만큼 정부는 현장 역량을 키우라고 강조합니다.

그럼, 실제 일을 맡고 있는 지역의 실태는 어떤지, 안전 담당 지방 공무원의 하루를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경보가 내려진 아침.

남들에겐 야외활동을 자제하라지만, 재난방재팀 공무원의 발길은 오히려 분주해집니다.

무더위 쉼터의 얼음물이 녹지는 않았는지 살피고.

["안녕하세요, 군청에서 왔어요."]

마을회관 냉방기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해수욕장이나 유원지는 안전한지 확인하고, 집중호우나 태풍이 오기 전 위험 지역들도 사전점검을 해야 합니다.

[함혁/강원 고성군청 재난방재팀 : "(여기가 어떤 지역이에요?) 고성군에 위치한 급경사지 붕괴위험지구의 한 구역인데요. 저희가 조기경보시스템이라고 해서 미리 센서 계측기를 설치해서..."]

현장점검뿐만 아니라 각종 안전계획 수립과 교육, 비상 시 밤샘근무 등도 일상적인 일입니다.

[함혁/강원 고성군청 재난방재팀 : "일부러 언제 비상이 있을지 모르니 5분 거리에 살고 있습니다. (군청에서요?) 네. "]

현장에서 안전을 담당하는 방재안전직렬 공무원은 2013년 신설돼 이듬해부터 선발됐습니다.

재난에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였는데, 10년이 지나 현실은 어떨까.

정부는 2024년까지 방재안전직을 1,640명으로 확충하겠다고 했지만, 안전 전문 지방공무원은 지난해 기준 700여 명으로 절반에 못 미칩니다.

한 조사에서는 조기 퇴직률이 전체 지방공무원 평균보다 14배 높았습니다.

직무만족도 긍정 응답은 13%에 그쳤습니다.

과중한 업무부담과 잦은 밤샘근무, 민원과 늦은 승진 등이 이유였습니다.

재난 전문인력의 문제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방기성/한국방재협회장/경운대 안전방재공학과 교수 : "(안전 부서에) 일반 행정직들이 그냥 와서 자리를 채우고, 억지로 1~2년 있다가 또 다른 데로 가는 거예요. 주특기 가진 사람들이 앉아서 오랫동안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일을 해야 지역 전체가 돌아가게 돼 있단 말이죠."]

지난해 기준 방재안전직렬 공무원 수는 전체의 0.3%.

재난이 일상화되고 다양해지는 만큼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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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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