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군부 “외세 위협에 대응” 영공 폐쇄
지난달 하순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가 주변국들의 군사적 개입 경고에 맞서 영공을 폐쇄하는 등 이 일대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니제르 사태가 아프리카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 대변인은 전날 저녁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내정에 간섭하는 외세의 위협에 맞서 오늘부터 니제르 영공은 폐쇄된다”고 밝혔다. 이들이 말하는 외세는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를 말한다.
앞서 ECOWAS는 니제르 군부에 6일까지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복권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COWAS는 지난 4일 “필요한 자원, 군대를 보낼 시점과 방법 등 개입에 필요한 모든 요소의 검토를 마쳤다”며 무력 행사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거듭 밝혔다. ECOWAS가 경고한 헌정 질서 회복 시한은 현재 넘긴 상태로, ECOWAS가 실제 병력 배치 계획을 실행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니제르 군부 대변인은 중앙아프리카 2개국이 니제르 내정 개입을 위해 군사력을 사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수도 니아메의 스타디움에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지지자 수천명이 모여 주변 국가들의 압력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조국수호국민회의(CNSP)의 모하메드 툼바 장군 등도 친쿠데타 집회에 참석했다.
로이터통신은 ECOWAS의 군사적 개입 경고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의 전쟁으로 수천명이 목숨을 잃은 이 지역에서 추가 분쟁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제르 군부는 외부 군사 개입에 맞서겠다고 일찌감치 경고했다. ECOWAS 대표단과의 면담도 거부했다. 쿠데타 정권이 들어선 주변국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역시 유사시 니제르 군부를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AP통신은 니제르 군부가 말리에서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관계자와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ECOWAS와 바그너 그룹이 무력으로 개입할 경우 니제르 사태는 국제적 분쟁으로 번지게 된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총사령관은 이날 자신의 X(트위터) 계정을 통해 “니제르 사태가 아프리카에서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분명히 있고, 그렇게 된다면 중대하고 파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스위크도 니제르 사태가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강대국들을 끌어당길 가능성이 있어 그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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