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활용” 결론 내린 환경부…6월 안내서엔 “보는 악영향”
보의 부정적 영향 구체 명시
정부의 존치 결정 이후 돌변
“금강·영산강 5개 보를 철거하지 않고 모두 존치하고, 최대한 활용하여 정상화할 것.”
환경부는 지난 4일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취소한 직후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20일에는 4대강사업이 수생태, 수질, 홍수 방지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자료도 발표했다.
이 같은 환경부 방침에는 4대강 16개 보를 포함한 ‘보’를 바라보는 환경부의 관점이 투영돼 있다. 하지만 환경부가 지난 6월22일 펴낸 ‘수생태계 연속성 조사·평가 방법 안내서’에는 보의 부정적 영향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었다. 통합 물관리를 맡은 환경부가 ‘수생태’ 분야를 고려하지 않은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내서는 물환경보전법에 명시된 환경부 장관의 권한인 ‘수생태계 연속성 조사’ 방법을 정한 지침이다. 물환경보전법은 강 상류, 하류 간(종적 연결성), 수변 지역 간(횡적 연결성)의 물, 토양 등 물질 순환이 원활하고 생물의 이동이 자연스러운 상태의 단절·훼손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생태계 연속성 조사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안내서는 현재 하천의 상태를 “수변의 개발과 보 및 제방 등의 인공구조물에 의해 단절되고 변형돼 있다”고 평가한다. 하천 생태계는 연속적인 물의 흐름으로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가 만들어지고, 생물들은 끊임없이 상·하류를 오가며 생활하는데 이를 방해하는 구조물이 보 등 인공구조물이다.
안내서는 수생태계 연속성 단절·훼손의 기준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종적 연속성을 단절시키는 것은 댐, 보, 저수지 등 인공 구조물이 물질 순환, 생물 이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등 경우다. 하천 연속성 복원의 중요성에 대해 안내서는 “인위적으로 조성한 구조물은 하천 생물의 서식, 이동에 장애를 유발하고, 하천 단면의 변형은 생물 다양성, 건강성 하락의 원인이 된다”며 “하천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하천의 연속성을 조사·평가하고 복원 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안내서는 조사의 필요성으로 ‘하천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도 말한다. 하천 수생태계의 자연구조, 기능의 회복을 위해 조사가 필요하고, 하천의 기후 완충 능력을 강화하는 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 존치’를 들고나온 환경부는 ‘수생태’조차 보 설치 후 나빠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달 20일 내놓았던 ‘4대강 보 설치 전·후 수생태계 변화 분석·검토’ 자료를 보면, 환경부는 보 설치 이후 유수성 어종은 감소하고, 정수성 어종은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전체 종수는 유사하고, 전체 개체수는 보 설치 후에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예시로 든 유수성 어종 예시에는 흰수마자(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가 포함돼 있고, 정수성 어종에는 전국 하천 어디서나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붕어, 잉어 등이 들어있다.
신재은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는 “수질 문제가 생기고, 시민들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노후한 보는 철거해 생태적 편익을 늘려야 한다는 판단으로 미국에서는 보 1951개, 유럽에서는 보 6223개를 철거했다”며 “보 철거는 담수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한 보편적, 생태적, 경제적인 하천 복원 방법론”이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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