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손님 모셔라” 기숙사·연수원·호텔 총동원해 ‘새만금 철수작전’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3. 8. 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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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사실상 조기종료
정부, 3만여명 인원 숙소 준비
전북 내 대학 기숙사 외에
서울 홈스테이까지 총동원
11일 K팝 콘서트 서울로 변경 유력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7일 서울 경복궁을 찾아 관광을 하고 있다. 2023.8.7 [김호영 기자]
행사 초기 부족한 시설과 운영미숙 등을 차츰 극복하며 안정 국면을 찾아가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제 6호 태풍 카눈 북상 예고에 현장 철수 결정을 내렸다. 새만금 일대에 태풍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8일부터 서울 등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원들이 자체 활동을 이어가고, K팝 콘서트와 폐영식 등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것이 유력한만큼, ‘새만금의 잼버리’가 ‘대한민국의 잼버리’로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7일 서울 경복궁을 찾아 관광을 하고 있다. 2023.8.7 [김호영 기자]
7일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홈페이지 공지에서 “한국 정부는 조기에 현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대표단에 지원을 확대하고 참가자들이 한국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약속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연맹은 “이런 어려움에도 캠프장의 참가자들과 한국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호스트(정부)와 함께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대원들이 야영지를 벗어나기로 결정하며 타 시도 대학 기숙사 등으로 숙영지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잼버리 조직위는 야영지 내 스카우트 대원들을 대피시킬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아직 태풍 진로가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강한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불어올 경우 야영지 내 숙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6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환경생태단지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기념숲’ 식재 행사에서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스카우트 대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8.6 [전북도 제공]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태풍 카눈 북상에 따른 비상 대피 계획 브리핑을 열고 “비상 대피는 내일(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며 “버스 총 1000대 이상을 동원하고 버스에 통역요원도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새만금 야영장에는 156개국에서 온 3만 6000여명이 넘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남아 있다. 정부는 스카우트 대원 전원을 한반도가 카눈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기 전인 오는 8일부터 수도권으로 옮기기도 결정했다. 인원이 대규모인 만큼 서울 시내 대학 기숙사와 각종 공기업·민간기업 연수원, 구청 시설 등 수도권 시설이 숙소로 총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6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에서 각국 참가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8.6 [이승환 기자]
조직위와 정부 부처는 이날 오전부터 전라북도내 대학들인 전북대, 우석대, 원광대, 군산대 등에 숙박시설 등에 최대 수용 인원 등을 문의하고 있다.

전북대 관계자는 “오늘(7일) 오전에 조직위에서 태풍 상륙 시 대원들을 대피시킬 공간이 있느냐고 문의가 왔다”며 “현재 전북대 기숙사는 총 6000명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학생들이 머물고 있어 12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로부터 문의를 받은 우석대는 680여명 수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원광대학교도 학교 기숙사를 활용해 2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부안군 인근 지자체도 대비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은 우석대를 포함해 1300명가량 수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완주군은 필요시 대둔산 호텔과 종교시설 등도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북에서 3만명이 넘는 인원을 다 수용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정부는 서울 시내 대학교 기숙사와 각종 공기업 및 민간기업 연수시설과 함께 체육관 등 구청에서 보유한 시설 등으로 숙소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7일 오후 서울 시내 25개 전체 자치구를 대상으로 연수원, 숙박업 허가시설, 홈스테이, 대피시설 등 서울로 이동한 스카우트 대원의 숙소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파악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

시가 숙박 가능 장소로 파악하고 있는 시설은 5개 호실 이상 갖춘 곳으로 침대 등 편의시설이 갖춰진 관내 기업 연수원(학교시설 제외), 숙박업으로 허가받은 비즈니스호텔, 게스트하우스 등이다. 또 가정 홈스테이와 대피시설(구청 소유 체육관 및 문화시설) 등도 대상이다. 숙박 기간은 8일 또는 9일부터 새만금 잼버리가 끝나는 12일까지다.

시는 각 자치구별로 500명 이상 숙박이 가능한 장소를 요청하되, 인구가 많은 강남·송파·서초·노원·강서구의 경우 1000명 이상이 숙박 가능한 장소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7일) 오후 급하게 요청을 내린 상황이지만 되도록 오늘(7일) 안으로 숙박 가능 장소 파악 취합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 자치구의 동주민센터에서는 주민 대상으로 숙박 제공 가능한 집을 찾는다는 긴급공지를 내기도 했다.

서울시는 소요예산은 각 자치구에 사전 지급한 후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등으로 사후 정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숙박비는 1박당 15만원(2인 1실 기준), 식비 등은 1인당 하루 5만원(식비 1끼 1만 5000원, 간식비 5000원 등)이다.

이번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11일 K팝 공연도 태풍 여파로 취소되거나 서울 등 타지역으로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애초 K팝 콘서트는 6일 밤 새만금 영지 내 대집회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발생 우려에 따라 시간과 장소가 이미 한 차례 조정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잼버리 K팝 콘서트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할 수 있는지 문의가 와서 검토해보고 가능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세계연맹측의 체류 지역 등을 고려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등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조기 종료가 아니라 태풍 북상이라는 기상상황에 따른 영외지로 이동”이라면서 “K팝 콘서트와 폐영식까지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는 남은 4박5일 동안 참가자들의 숙박과 잼버리 프로그램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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