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더워질수록 살림도 휘청…‘전기요금 폭탄’ 주의보
4인 가구, 사용량 20% 늘면
누진제 영향 요금 73% 껑충
태풍 ‘카눈’이 더운 공기를 한반도로 밀어 올리고 주요 산업체들이 휴가에서 복귀하면서 7일 전력 수요가 역대 여름철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이은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계와 소상공인의 전기요금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누진제를 간과했다가는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지난해와 같은 전력량을 사용하더라도 요금 자체가 올랐고, 10%만 더 써도 요금은 50%나 더 나오게 된다.
이날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 수요는 93.6GW까지 치솟았다. 전력 수요가 역대 여름 중에서 가장 높았다. 정부는 이보다 많은 104GW의 전력공급 능력을 확보해 예비전력은 10GW가 넘었다.
전력 수요가 더 많거나 일부 발전소 고장 등으로 공급 능력이 줄어들어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떨어지면 전력 수급 경보가 발령된다. 가장 낮은 단계인 ‘준비’를 시작으로 추가 예비력 감소에 따라 ‘관심’(예비력 3.5~4.5GW), ‘주의’(2.5~3.5GW), ‘경계’(1.5~2.5GW), ‘심각’(1.5GW 미만)으로 격상된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7~8월) 4인 가구의 2개월 평균 전력 사용량은 427kWh로, 월 6만6690원의 전기요금을 부담했다. 4인 가구가 올여름에도 지난해와 같은 전력량을 사용한다면 요금 인상분에 따라 8만530원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1년 전에 비해 전기요금이 1만3840원(20.8%)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누진제를 조심해야 한다. 한전 측은 “전기 사용량이 10% 늘어나면 누진제 효과까지 겹쳐 전기요금은 50% 넘게 뛴다”고 설명했다.
4인 가구가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470kWh를 쓴다면 전기요금은 3만3600원(50.4%)이나 더 부담해야 한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누진제에 따라 450kWh 넘게 사용하면 전 구간(301~450kWh)보다 기본요금이 5700원 오르고, 전력량 요금도 kWh당 92.7원 높아지기 때문이다.
4인 가구가 지난해보다 전기를 20% 더 사용해 512kWh가 되면 요금은 4만8950원(73.4%)이나 늘어난 11만5640원을 내야 한다. 전기 사용량이 30% 늘어나면 요금은 6만4650원(96.9%)이나 증가한다.
한전은 “전력 소모량이 큰 에어컨을 많이 사용할수록 요금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이 많은 소상공인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에게 주로 적용되는 전기요금인 일반용(갑) 저압도 주택용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여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kWh당 28.5원 인상됐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올 여름철 전력을 사용해도 소상공인이 내는 전기요금은 34만8040원으로 지난해(29만6640원)보다 5만1400원(17.3%) 증가한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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