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위기관리 시험대 선 윤 대통령
폐영 뒤 책임론 본격화 전망
‘전 정부 탓’ 반복될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로 위기관리 시험대에 섰다. 12일 잼버리 폐영 전까지는 파행 운영 수습에, 폐영 직후부터는 부실 준비 책임 규명과 후속 처리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등 대형 안전 이슈마다 윤 대통령의 책임 회피 논란이 제기돼 왔다. 잼버리 파행을 두고 전·현 정부 책임론 공방이 번지는 와중에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국정운영 책임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판가름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7일 태풍 ‘카눈’의 한반도 방향 북상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긴급 비상계획)을 보고받고 점검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휴가 기간(2~8일) 중 나흘 연속 잼버리 관련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부가 수습에 들어간 이후 새만금 야영지 현장 상황은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그러나 예상치 못한 태풍의 진로 변경으로 컨틴전시 플랜을 점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파행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태풍 진로 변경에 따른 야영지 조기 철수 계획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폐영일인 12일까지는 순조로운 마무리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잼버리를 마치고 나면 (준비 과정에 대한) 조사와 책임을 묻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지만 현재는 성공적인 마무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잼버리 폐영 직후부터는 책임론 국면을 어떻게 돌파하는지가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책임론이나 책임 규명 과정에 대한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이 들고나온 ‘문재인 정부 책임론’,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 책임론’에 대한 입장 표명도 일단 미뤄뒀다. 대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나라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던 경험이 이번에도 다시 한번 재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책임론 공방에 가세하기보다는 민관 총력전을 강조하며 국민 여론에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잼버리 부실 운영 책임론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과 방향성은 폐영 이후 나올 메시지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1년3개월 동안 최종 점검과 준비가 부실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부실한 준비 과정에 대해 정부 차원의 자성과 후속 대책을 내놓는지가 관건이다.
그간 대형 안전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책임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한다’는 사법적 기준 적용, ‘전임 정부 책임 전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때는 최고 국정운영 책임자의 ‘대국민 담화’성 사과와 자성이 생략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현장을 찾거나 공개 언급을 하지 않아 책임론 회피 논란이 일었다.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를 두고는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지난 1일 국무회의)고 직접 언급해 전 정부 책임 전가 논란으로 사안이 번졌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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