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안하면 귀신된다”…‘극단선택’ 남편 잃은 동창에 수억 뜯어낸 여성

‘극단선택’으로 남편 잃은 동창에 접근해 수억원들 뜯어낸 여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사진출처 = 연합뉴스TV]

극단적 선택으로 남편을 잃어 괴로워하는 초등학교 동창생에게 접근해 굿 대금 명목으로 거액을 뜯어낸 6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을 감경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3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8년간 총 584회에 걸쳐 32억9800여만원을 가족의 굿 대금 명목으로 가로챈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분식집을 운영하는 동갑내기 피해자 B씨가 남편의 극단적 선택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하는 점을 범행에 이용했다.

A씨는 B씨에게 ‘죽은 남편을 위해 굿을 해야 한다. 노여움을 풀지 못하면 극락왕생하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된다’고 속여 굿 대금 명목으로 돈을 뜯었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대로 사기 피해 금액을 32억9800만원으로 보고 중형을 내렸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액이 5억원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금 중 현금으로 건넨 금액이 21억1500여만원인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피해자가 정리해서 작성한 일지와 장부 외에 객관적인 자료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기준으로 피해자가 피해 금액을 특정했는지 의문이 들고, 피해자와 피고인 간 계좌이체 거래를 봐도 피해자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가로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가 시인하는 5억원만 사기 피해금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