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스카우트 "주최측에 실망…600만원 참가비, 모금활동으로 마련"

연맹 대표 "호텔 이동 비용에 향후 사업 위축 예상"
"음식·화장실·의료 등 문제"…"대원들, 여전히 좋은 기억 가져"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6일 밤 광화문 서울 시티투어버스에 탑승해 출발 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영국 참가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떠나기 위해 짐을 옮기고 있다. [부안=연합뉴스]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가 7일(현지시간) "주최측에 실망했다"고 말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맷 하이드 대표는 "대원들이 이번 잼버리 참가에 3500파운드(582만원)씩 지출했으며, 모금 활동으로 비용을 마련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이드 대표는 BBC에 "스카우트 대원들이 잼버리 참가를 앞두고 학교와 지역에서 핀이나 쿠키를 만들어 파는 모금 행사를 벌이곤 했다"면서 "호텔 이동으로 인한 비용이 100만파운드(약 16억6000만원) 이상이며, 이는 앞으로 3∼5년간 영국 스카우트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스카우트가 현장 상황에 관해 계속 우려를 제기했고, 일부 개선이 이뤄졌지만 너무 작고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하이드 대표는 현장의 그늘 부족,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 위생 열악, 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 이러한 우려들을 반복해서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란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천명이 사용한 화장실이 정기적으로 청소되지 않는 걸 상상해보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사 준비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며 "독립적인 조사 검토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국 스카우트의 비상 대책이 서울 프로그램 참여에 초점을 맞췄으므로 대원들은 여전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최대 참가국인 영국은 청소년과 인솔자가 44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4일 야영장 철수를 결정하고 5일부터 서울 호텔로 이동했다. 이어 8일 오전 10시부터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함에 따라 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야영지에서 비상 대피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