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서재덕-공재학→병원 이송... '박성진 18점' 삼성화재, 한국전력에 컵대회 3-1 역전승 [구미 현장리뷰]

구미=안호근 기자 2023. 8. 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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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구미=안호근 기자]
한국전력 공재학이 7일 컵대회 삼성화재전 3세트 도중 쓰러진 뒤 실려나가고 있다. /사진=KOVO
서재덕(오른쪽)이 3세트 도중 손가락을 다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KOVO
시즌을 앞두고 전초전 성격으로 열리는 컵대회에서 수원 한국전력에 청천벽력 같은 비보가 전해졌다. 아웃사이드 히터 공재학과 서재덕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전 삼성화재는 흔들리는 한국전력에 기세를 내주지 않고 승리를 챙겼다.

삼성화재는 7일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조별리그 B조 2경기 한국전력전에서 세트 점수 3-1(22-25, 25-12, 25-19, 25-19)로 이겼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가운데)이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KOVO
이태호(왼쪽)과 권영민 감독. /사진=KOVO
베테랑의 무거운 어깨, 한국전력 박철우 MB 변신-삼성화재 세터 노재욱 부진 탈출 시험대
삼성화재는 미들블로커 김준우와 하현용,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와 아포짓 스파이커로 변신한 박성진, 세터 노재욱, 신장호를 출전시켰다. 리베로는 신동광과 안지원.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시즌 후 휴가를 다녀온 뒤부터는 준비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서브를 강하게 구사하기 위해 준비했다. 서브나 수비부터 연결되는 부분도 중요하다. 부임 후부터 계속 강조했는데 우리만의 리듬이나 템포가 나오게끔 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KOVO컵은 겨울 시즌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작년에 신인으로 선발된 선수들이 많이 뛰는 팀이 우리"라며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경험이 쌓이고 성장해서 겨울에 실력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미들블로커 안우재와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박철우, 아웃사이드 히터 강우석과 공재학, 세터 하승우와 아포짓 스파이커 이태호를 선발 출전시켰다. 리베로는 장지원이 대기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시즌 후 계속 훈련을 했다. 연습경기에서도 두 세트는 뛰게 했다. 오늘도 스타팅"이라며 "반대쪽은 안우재가 나선다. 부상이 있어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둘이 미들블로커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상우 감독은 이태호에 대해 "신장이 좋고 왼손잡이에 스피드도 있다. 우리 수비가 단신인데 위치나 코스 등 분석을 많이 했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시즌 후 기량발전을 위해 연습을 많이 시켰다. 기량이 많이 올라온 상태라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강스파이크를 날리는 한국전력 이태호(왼쪽). /사진=KOVO
한국전력 이태호(왼쪽)와 그를 막아서는 삼성화재 블로킹 벽. /사진=KOVO
한국전력 이태호에 당한 삼성화재, 봉쇄법 확인→1대1 세트 동률
한국전력은 1세트 이태호를 필두로 거센 공격에 나섰다. 이태호는 점유율 47.62%를 책임졌고 성공률 50%로 5득점했다. 범실은 단 하나. 삼성화재는 범실을 9개나 저질렀다.

19-19로 맞선 상황에서 한국전력 서재덕이 오픈과 퀵오픈에 이어 블로킹까지 성공시키며 3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안겼다. 삼성화재 박성진이 연속 득점으로 추격했지만 김정호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고 강우석의 퀵오픈에 이어 박철우가 속공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삼성화재는 2세트 이태호를 무력화시켰다. 여전히 점유율은 47.83%로 높았으나 4득점하는 동안 범실도 4개나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36.36%로 떨어졌고 공격 효율은 -9.09%까지 떨어졌다.

반면 삼성화재는 범실을 4개로 줄였고 공격 효율성을 높였다. 김준우와 양희준이 각각 5점씩 기록하는 등 고른 공격 루트를 보이며 한국전력을 손쉽게 제압했다.

3세트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코트에 쓰러진 공재학(가운데). /사진=KOVO
손가락 부상을 당한 서재덕(오른쪽)./사진=KOVO
'악' 쓰러진 공재학, 서재덕까지 불의의 부상... 삼성화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세트 11-12로 팽팽히 흘러가던 흐름에서 공격을 준비하는 공재학이 돌연 쓰러졌다. 스텝을 밟고 어딘가 이상이 생긴 듯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코트에 드러누웠고 상태를 확인한 뒤 들것에 실려 코트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후 흐름이 묘하게 바뀌었다. 삼성화재 박성진의 오픈 공격 성공, 손현종의 블로킹이 성공했고 강우석의 퀵오픈이 라인을 벗어나며 16-12로 4점 차로 앞서갔다.

설상가상으로 서재덕까지 손에 통증을 느끼고 벤치로 빠져 나왔다. 블로킹 과정에서 박철우의 손에 맞은 공이 서재덕의 손가락을 강타하며 손가락이 꺾인 것. 이후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의 추격을 허용치 않으며 3세트를 마무리지었다.

공재학은 아킬레스건, 서재덕은 손가락 부상이 확인됐다. 둘은 코트를 빠져나간 뒤 정확한 부상 진단과 치료 등을 위해 앰뷸런스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4세트에도 이변은 없었다. 분위기를 탄 삼성화재는 기세를 살려 경기를 마쳤다. 박성진이 블로킹과 서브로 2점씩을 보태며 팀 내 최다인 18점을 올렸다. 김정호가 10점, 신장호와 김준우가 각각 9점씩을 보태며 팀 승리를 도왔다.

스파이크를 날리는 박성진(왼쪽).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박성진(왼쪽). /사진=KOVO
한국전력에선 이태호가 양 팀 최다인 19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번 대회는 A,B조 1,2위가 준결승에 나선다. 전날 A조에선 인천 대한항공과 안산 OK금융그룹이 각각 서울 우리카드와 의정부 KB손해보험을 셧아웃시켜 1승씩을 챙겼다. B조에선 일본팀 파나소닉 팬더스가 천안 현대캐피탈을 3-0(25-23, 25-2, 25-20)으로 제압해 삼성화재와 나란히 1승씩을 챙겼다.

경기 후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작년에 선발한 신인이 다 투입되는 팀은 우리 밖에 없는 것 같다. 팀이 젊어지는 중"이라며 "높이도 있고 힘도 있는데 코트에서 아기자기한 부분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준비한다고 했는데 내 생각보단 많이 긴장하지 않고 해줘 다행"이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더 내려갈 데도 없다. 선수들이 지난 시즌 자극을 받을 만큼 받았고 악착같이 자신있게 준비했다"며 "가장 훈련 시간이 많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최선의 준비를 했다고 자부한다. 거기에 대해 자신감 갖고 해야 한다"고 전했다.

불의의 부상으로 두 선수를 잃은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아직 보고 받은 건 없다. 트레이너에게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비시즌 훈련 기간 강조했던 것에 대해 "기본적인 것이다. 포지션별로 할 수 있는 걸 많이 연습시켰고 잘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경기 안 뛰던 선수들이라 긴장해서 그런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있는 선수들 위주로 풀어가야 할 것 같다. 화가 나는 건 시즌 후 열심히 연습하고 욕도 많이 먹고 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안나왔다. 선수들도 그렇고 나도 화가 난다"고 전했다.

득점 후 기뻐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사진=KOVO

구미=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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