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뉴스 듣고 알아” 조직위도 예상 못한 전격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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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잼버리)를 주최한 세계스카우트연맹이 7일 오후 2시 성명을 발표해 제25회 잼버리 행사의 조기 종료 방침을 밝히자, 참가국 캠프가 자리잡은 새만금 야영지는 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전북도는 세계연맹이 조기 철수를 발표한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께, 잼버리 야영장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전북대학교에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을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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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early departure’(조기 철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잼버리)를 주최한 세계스카우트연맹이 7일 오후 2시 성명을 발표해 제25회 잼버리 행사의 조기 종료 방침을 밝히자, 참가국 캠프가 자리잡은 새만금 야영지는 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만난 외국인 참가자는 조기 철수 방침에 대해 아느냐고 묻자 “처음 듣는 얘기”라고 답했다. 유럽에서 왔다는 이 참가자는 부근에 박물관이 있는지를 오히려 취재진에게 물었다.
한국 지역 대표단도 마찬가지였다. 학생 150명을 포함해 170여명이 참가한 한국스카우트 전남연맹 대표단 관계자도 “일정보다 일찍 철수한다는 말은 오늘 아침에 뉴스로 들었지만 아직 공식 통보를 받은 게 없다. 영내에서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에서 참가했다는 한 스카우트 대원은 “태풍 때문에 내일이나 모레 철수할 거란 얘기를 듣긴 했다. 아쉽지만 위에서 결정하면 따라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새만금 현장에 나와 있는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태풍 때문에 일정에 변경이 생길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철수 결정이 내려질지는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행사 운영을 담당하는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으로 이동하느냐는 질문에 “일부가 그런 것으로 전해 들었다. 지금 행정안전부와 이런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점심때까지만 해도 조직위는 잼버리 대회 전 짜놓은 비상계획에 따라 인근 지역의 학교 체육관 등 임시 대피소나 대학 기숙사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조직위의 대피 장소 확보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북도는 세계연맹이 조기 철수를 발표한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께, 잼버리 야영장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전북대학교에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을 문의했다. 대학 쪽은 전주캠퍼스 1000명, 익산 200명 등 1200명 수용이 가능하겠다고 답변했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기숙사를 제공할 수 있는지만 물었을 뿐 구체적인 수용 인원을 물어온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세계연맹은 조기 철수 직후 그동안 취재진의 접근이 가능했던 델타구역의 출입을 전면 제한했다.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조직위 안팎에선 “조기 철수 결정에 대한 참가 대원들의 정제되지 않은 불만이 보도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세계연맹의 조기 철수 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반응도 나왔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태풍이 부산 쪽으로 진입한다고는 하지만 진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새만금은 바닷가 지역이라서 강한 바람과 폭우를 피할 수 없는 곳이다. 인명 피해를 낳기 전에 조기 마무리를 결정한 건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박임근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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