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불 꺼지자 남은 불씨는 K팝뿐…정부 “잼버리 더 확대되는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새만금'도 '잼버리'도 사라졌다.
부족한 준비와 졸속 운영으로 혼선을 거듭해온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이 8일부터 새만금 영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영지를 떠나면 사실상 잼버리가 중단됐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케이팝 콘서트와 폐영식을 하기 때문에 잼버리가 (끝난 것이 아니라) 더 확대 운영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새만금’도 ‘잼버리’도 사라졌다. 부족한 준비와 졸속 운영으로 혼선을 거듭해온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이 8일부터 새만금 영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영지가 있는 전북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처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영지에 머물며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이를 통해 세계 각지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과 교류하는 ‘잼버리’의 취지는 무색해졌다.
새만금 영지를 떠난 참가자들은 8일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동 인원은 156개국 3만7천여명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7일 오후 6시 주요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회의를 열고 샤워시설, 화장실, 식당 등을 갖춘 학교 기숙사, 연수원, 군 시설 등을 취합해 이송 계획을 짰다. 문제는 참가자들이 국가 단위로 움직이길 원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인원을 단체로 숙박시킬 시설은 현재로선 대학 기숙사나 기업 연수원 정도밖에 없다. 그도 아니면 체육관 등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해야 하는데, 이 경우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참가자들과 형평성 문제가 빚어질 수 있다.
서울시는 이날 각 자치구 총무과에 긴급 업무 연락을 보내 강남·송파·강서·서초·노원 등 5개 구에서는 각각 1천명 이상, 나머지 20개 자치구에서 500명 이상씩 총 1만5천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긴급 수소문했다. 다만 서울시는 이날 총리 주재 회의 이후 “공공기관 연수원, 대학교 기숙사 등 단체로 관리가 가능한 시설을 우선 배치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어 숙소 선정을 다시 진행 중”이라며 “수용 인원이 대폭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도 시내 대학교 기숙사를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하대, 인천대, 연세대(국제캠퍼스) 등이 기숙사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반 호텔 등 숙박업소는 성수기라 구하기 어렵다. 방학 기간이다 보니 기숙사를 우선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경기도의 역량을 총동원해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숙박지 물색에 나섰다. 경기도에 산재한 기업 연수원이나 대규모 인원 수용이 가능한 고양시 일산 킨텍스 등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참가단이 영지를 떠나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제공할 프로그램 마련도 만만치 않다. 일단 각 지자체들은 명소 중심의 관광 프로그램을 일순위로 올려둔 상태다. 서울의 경우 남산과 고궁, 한강 등이 꼽힌다. 경기도의 경우 분단국가의 특성을 살린 비무장지대(DMZ) 견학 등이 우선 언급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영지를 떠나면 사실상 잼버리가 중단됐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케이팝 콘서트와 폐영식을 하기 때문에 잼버리가 (끝난 것이 아니라) 더 확대 운영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 정부가 가장 기대를 걸고 비중을 두는 프로그램도 케이팝 콘서트다. 세계 각국의 10대 청소년들에게 케이팝이 갖는 의미와 무게를 고려하면 행사가 잘될 경우, 부실 운영에 따른 실점을 일거에 만회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감지된다. 정부는 서울시와 논의해 공연을 상암월드컵경기장 등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관광·교육 프로그램을 접목해 그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도지사에게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참가자 ‘전원 철수’에 대비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은 없다 보니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누가 얼마나 참가하는지 등 확정된 일정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다만 김 본부장은 “(관련) 비용은 정부가 전적으로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다해 손지민 이승욱 김기성 신민정 기자 doal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국힘 쪽, BTS를 오라 가라…잼버리 공연지원 국방부에 요청
- ‘잼버리’ 3만7천명, 전국 곳곳으로 대이동 중…경찰 헬기가 호위
- 육아휴직 소방관, 지하차도 불 10분 만에 혼자 잡았다 [영상]
- ‘잼버리’ 3만7천명 수도권·충청 이동…아랍 참가단은 전북 잔류
- 4명 살리고 ‘별’이 된 가수 지망생…식당일 하며 키운 꿈 남기고
- 영국 스카우트 “호텔 비용만 16억, 5년 계획 차질…주최 쪽 실망”
- 해군 방탄복 물에 담갔다 빼니 관통률 70%…엉터리 물자들
- ‘입추 매직’ 안 통하는 폭염…태풍 ‘카눈’ 경남-전남 사이로 온다
- 텅 빈 새만금…전세버스 1천대 타고 떠난 잼버리 대원들
- 멸종 앞둔 고라니…왜 죽여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