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조기 철수한 잼버리 …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 다해야 [사설]
부족한 시설과 운영 미숙 등을 극복하며 차츰 안정 국면에 접어들던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 소식에 8일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하는 상황을 맞았다. 참가자들의 안전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현지 행사를 완주하지 못하고 사실상 막을 내릴 지경에 이른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을 지나 북동진하고 있는 태풍 카눈은 10일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세계스카우트연맹은 7일 야영지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간척지로 조성된 새만금의 지역 특성상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참가자 안전을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폭염과 준비 부실 등으로 중단 위기까지 내몰린 이번 대회가 지역 주민과 기업, 종교계의 지원 덕분에 겨우 정상화 국면에 접어든가 싶더니, 태풍에 발목이 잡혀 전원 철수하는 허탈한 상황을 맞은 것이다. 현재 새만금 야영장에는 약 160개국에서 온 3만6000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남아 있다. 인원이 대규모라 수도권으로 숙소를 옮길 경우 충분한 수용시설 확보가 급선무다. 정부는 지자체 체육관과 공공기관·민간기업 연수원, 대학 기숙사, 홈스테이 등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인데 어느 때보다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 기상 악화에 따른 대체 프로그램과 통역 등도 문제다. 정부가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효율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등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자리다. 태풍이 이번 대회의 최대 고비인 만큼 무사히 행사를 끝낼 수 있도록 안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시련을 딛고 행사를 원만히 마친다면 국격도 오르고 국제행사 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지금은 방만한 예산 운용과 준비 소홀 등을 놓고 누구를 탓하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이번 행사가 12일 종료 때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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