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 평소 기량 내고도 개인전 줄탈락..그래서 더 충격이다
한국 양궁은 지난 주말 끝난 2023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다. 2021 양크턴(미국 사우스다코타) 대회에선 리커브 부문에 걸린 금메달 5개(남녀 개인·단체전, 혼성전)를 휩쓸었는데, 올해는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 금메달로 체면치레만 했다. 여자팀은 개인·단체 모두 입상조차 하지 못해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한국 양궁이 2024 파리올림픽을 1년 앞둔 시점에서 기대했던 성적을 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경기 내용을 놓고 보면 한국이 현지의 바람 등 기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부진했던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는 다른 나라들이 한국보다 잘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실은 이것이 더 충격적이다.
여자 개인전에서 외국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예선격인 퀄리피케이션 라운드에선 임시현(한국체대)이 675점(720점 만점)으로 2위를 했다. 멕시코의 알레한드라 발렌시아와 점수는 같았고, 10점(X10포함)에 꽂은 화살 숫자가 34-36으로 뒤졌다. 임시현은 9점 31발, ‘실수발’로 치는 8점은 7발을 쐈다.
672점으로 예선 3위를 한 강채영(현대모비스)은 10점 29발, 9점 38발, 8점 5발이었다. 지난 도쿄올림픽 3관왕이었던 안산은 666점으로 4위였다. 세분하면 10점 31발, 9점 29발, 8점 11발, 7점 1발이었다. 이들 3명의 평균은 671점(총점 2013점). 안산, 장민희, 강채영이 출전했던 도쿄올림픽 때의 평균 677점(총점 2032점·올림픽신기록)에 6점이 뒤졌을 뿐이다.
671점은 고득점이다. 72발로 671점을 얻으려면 3발 기준으로 꾸준하게 28점을 쏴야 한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여자 선수들의 평소 기량이다. 안산, 강채영, 임시현은 토너먼트 방식인 개인전에서도 순항했다. 하지만 뜻밖에 8강전에서 셋 다 탈락했다. 이들이 8강전에서 올린 점수 평균은 3발 기준으로 27.7점~28.4점이었다. 부진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점수였다. 그런데도 졌다. 승부처의 한 발 싸움에서 계속 밀렸기 때문이었다.
예전엔 외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와 만나면 주눅이 들어 실수하는 경우가 잦았다. 요즘은 달라졌다. 오히려 ‘한 번 해보자’며 자신감을 갖고 덤벼든다. 여자 개인전에서 체코 선수로는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마리에 호라츠코바는 예선 7위(658점)였는데,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했다. 특히 8강전부터 결승까지는 신들린 듯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호라츠코바는 8강에서 임시현을 세트점수 6대0(29-27, 29-28, 29-28)로 완파했다. 4강전에선 강채영을 꺾고 올라온 일본의 노다 사츠키(예선 22위·649점)를 6대0(29-27, 30-27, 29-28)으로 제압했다. 호라츠코바는 멕시코의 알레한드라 발렌시아와 대결한 결승전까지 6대0(29-28, 28-27, 29-27)으로 이겼다. 8강~결승에서 쏜 27발 중 18발이 10점, 9발이 9점이었다. 3발 기준으로는 평균 29점. 단 한 발의 실수조차 없었다.
한국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던 김제덕(예천군청)도 브라질의 마르쿠스 달메이다에 세트 점수 0대6(28-29, 29-30, 27-28)으로 완패했다. 세계랭킹 1위인 달메이다에 매 세트 1점씩 뒤졌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던 달메이다는 4강서 터키의 메테 가조즈(세계랭킹 12위)에 세트 점수 3대7로 졌다. 도쿄올림픽 개인전 챔피언이었던 가조즈는 결승에서 캐나다의 에릭 피터스를 세트 점수 6대4로 따돌리고 첫 세계선수권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한국 선수들을 언제든지 누를 수 있는 외국 강자들이 많다는 점을 확인한 대회였다.
한국 대표팀은 7일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전지훈련을 하고,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양궁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파리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격으로 열린다. 한국 여자팀은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해 내년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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