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에 "머그샷 찍을래?" 동의 받나…최원종 거부에 비판 쇄도

현행법, 머그샷은 본인 동의해야 공개 가능
경찰, 신분증 사진·검거 사진만 배포

'분당 흉기난동범'은 22세 최원종…경찰, 신상 공개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이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구속)의 신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성남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최원종. [수원=연합뉴스]

14명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분당 흉기 난동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의 신상이 7일 공개됐다.

하지만 최원종이 범죄자의 인상 착의를 찍은 이른바 '머그샷' 촬영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현행법상 살인범이 원하지 않으면 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범죄자가 살기 좋은 나라"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열린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서 '분당 서현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운전면허증 사진과 검거 당시의 사진 등 총 2장의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 사진들은 수사 과정에서 취득한 자료 중 얼굴 식별이 가능한 사진으로, 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다. 최원종이 머그샷 촬영·공개를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포털 사이트 뉴스에는 거센 비판의 댓글들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머그샷을 강제로 해야지 살인범이 안 한다고 하면 안 하냐"라고 비판했고, 또다른 네티즌은 "머그샷은 거부하면 안 찍어도 되는구나. 범죄자가 살기 좋은 나라 1위일 것"이라고 조롱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행법상 머그샷은 대상자의 동의가 있어야 촬영·공개가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머그샷은 신상 공개용이어서 공개를 원치 않는 피의자에 대해선 촬영도 하지 않는다"며 "강력범이라고 해서, 혹은 구속한 피의자라고 해서 무조건 찍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경찰청 훈령에는 '수사 과정에서 확보했거나 피의자 동의를 얻어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물만 공개할 수 있도록 한다'고 규정돼 있다. 경찰도 이 훈령에 따라 이날 2장의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다만, 피의자 신상이 공개될 때마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공개된 사진과 실제 얼굴이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 자주 나오면서, 이번 최원종의 경우 검거 당시 사진이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의 경우에도 주민등록증 사진과 범행 당일의 CCTV 화면 캡처 사진이 함께 공개됐다.

한편 신상공개 사진과 관련해 비판이 거세지면서 국회에선 '범죄자 머그샷 공개법'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 6월 10일 기준 피의자 신상 공개 시 과거가 아닌 현재 인상착의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개정안 7건이 발의돼 있다.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이후에는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 대해서도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