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조나 맡겼는데 수익률 이럴래?” 국민연금, 주식핸들 더 세게 잡나
5년 수익률은 직접운용 보다 저조해 추후과제로
의결권 강화 맞물리며 직접운용 더 늘릴지 촉각
특히 지난해에는 직접운용 자산과 위탁운용 자산이 전년 대비 동반 감소했다. 코스피 지수가 25% 이상 내려앉으면서 전체적인 평가액이 크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동안 국민연금 위탁운용 규모는 2021년 대비 18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 직접운용 규모는 84조원에서 62조원으로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위탁운용 규모가 직접운용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국민연금은 1990년 주식형 수익증권에 대한 위탁투자를 시작한 이후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위탁운용을 확대해 왔다. 투자 다변화를 통해 운용 위험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다만, 위탁운용 규모가 직접운용 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로 늘어났음에도 전체 수익률에 기여하는 정도가 미비하다는 것은 문제로 꼽힌다. 최근 5년 평균 수익률 기준 국내주식 위탁운용 수익률이 직접운용 보다 높은 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을 정도로 위탁운용 성과가 하락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기금운용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2020년 국내주식 직접운용 수익률은 12.86%로 위탁운용 8.74%를 4%포인트 이상 앞섰다. 가령 2019년 직접운용 수익률이 15.2%로 두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위탁운용 수익률은 9.3%에 그쳤다. 지난 5년(2017년~2021년) 동안 위탁운용 수익률이 직접운용 수익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단 한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주식 위탁운용 수익률은 -22.42%를 기록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위탁운용을 위해 29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운용을 맡기고 있다. KB자산운용(6조971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5조899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5조5423억원), 마이다스에셋(5조1531억원), 베어링자산운용(4조8089억원) 등이 상위 운용사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최혜영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주식 위탁 수수료는 2020년 1304억원에서 2021년 1833억원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정석윤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직접 운용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위탁은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위탁운용 방식별로 편차가 컸고 펀드 매니저에게 보다 높은 재량을 부여한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가령 최근 5년 간 순수주식형, 액티브 퀀트형 펀드 수익률은 벤치마크 수익률을 상회했다. 반면, 중소형주형 펀드 수익률은 벤치마크 대비 10%포인트 이상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국내주식을 맡고 있는 한 운용사 대표는 “해외 연기금에 비해서 위탁운용 보수가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 위탁운용 업체를 까다롭게 선정하는 것도 그만큼 직접 운용 대비 장점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이 국내주식을 운용해 국민연금으로부터 받는 보수는 30bp(1bp=0.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위탁운용 수익률이 계속해서 저조하게 나올 경우 직접운용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직접운용 규모를 확대하려는 것은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국민연금은 지난해 위임하지 않은 의결권을 실수로 행사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액티브퀀트 펀드 자금(약 2조1900억원)을 전액 회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175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평가액이 24조8521억원으로 가장 컸고, 지분 10% 이상 보유한 종목도 37개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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