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한 신뢰?…신용등급 강등되자 국채 폭풍 매수[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8. 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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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2주일째 미국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갔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장기 국채 펀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일부 빅테크주에 대한 순매수 기조도 지속됐다.

반도체주 레버리지 펀드는 1억달러 이상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반도체주가 떨어지면 3배 레버리지 펀드를 사고 반도체주가 올라가면 재빨리 3배 인버스 펀드로 갈아타며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26일부터 8월1일까지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6401만달러를 순매수했다.(결제일 기준 7월31일~8월4일)

2주 연속 순매수이지만 순매수 규모는 직전주 1억7988만달러에 비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였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TMF를 9431만달러 순매수했다.

TMF는 만기 20년 이상 미국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지난 7월26일~8월1일까지 TMF 순매수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 7월27일(미국 동부시간) 일본은행(BOJ)이 다소 긴축적인 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란 보도와 8월1일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국채수익률이 급등했기 때문이다.(국채수익률은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가격이 하락하자 가격 반등시 큰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TMF 매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서학개미들은 지난 7월28일과 8월1일에만 TMF를 각각 3700만달러 남짓씩 순매수했다.

미국의 장기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한다면 이 기간 동안 TMF를 매수한 서학개미들은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미국 국채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채수익률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도 8305만달러 순매수했다. 특이한 점은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는 1315만달러 순매도했다는 점이다.

TMF나 TLTW, TLT 모두 만기 20년 이상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한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TMF는 장기 국채의 하루 가격 움직임을 3배로 따르고 TLTW는 장기 국채에 투자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받아 배당수익률을 높였다는 점이 다르다. TLT는 순수하게 만기 20년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다.

서학개미들은 TLTW도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가격이 떨어지자 저가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TLT를 소폭 순매도한 것은 국채수익률이 급등하자 두려움에 휩싸인 손절매 물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TLT처럼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ETF는 통상 보수적이거나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다.

서학개미들은 빅테크주도 2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었고 아마존은 새로 진입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3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과 아마존을 모두 순매수했으나 결과는 엇갈렸다. 실적 발표 후 애플은 실망감에 4.8% 급락한 반면 아마존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8.3% 급등했다.

테슬라도 2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으나 순매수 규모는 842만달러에 그쳤다. 주가 조정이 계속되고 있으나 저가 매수세는 크게 늘지 않고 있고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하자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7월26일~8월1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반도체주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에 SOXL을 6906만달러 순매수했으나 한 주 만에 1억1767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반도체주가 상승하자 더 욕심 내지 않고 서둘러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판단은 적중해 SOXL은 지난 1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올랐다가 2일 11.4% 폭락했다.

서학개미들은 같은 기간에 반도체주 3배 인버스 펀드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3000만달러 순매수했다. 반도체주가 올랐으니 단기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SOXS는 지난 2일부터 3일간 13.4% 뛰어올랐다.

실적 호조로 주가가 급등한 알파벳과 메타 플랫폼은 차익 매물이 나오며 각각 5207만달러와 2048만달러 순매도됐다. 보잉과 소파이 테크놀로지스도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매물이 쏟아지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중국 증시에 대해선 투자 심리가 악화하며 중국 증시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배 ETF(YANG)가 927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중국 인터넷주 상승시 2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CSI 차이나 인터넷 불 2배 ETF(CWEB)는 62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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