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권력 세습 ‘훈센 왕조’ 열렸다… 장남, 총리 공식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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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장남 훈마넷이 7일(현지시간)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훈센 총리의 요청에 따라 훈마넷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달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고, 관심사는 올해 70세의 훈센이 언제 아들에게 총리 자리를 넘겨줄 것인가에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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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훈마넷, 국왕 지명 절차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장남 훈마넷이 7일(현지시간)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됐다. 38년간 캄보디아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권력을 쥐면서 ‘훈센 왕조’ 시대가 열렸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훈센 총리의 요청에 따라 훈마넷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훈마넷은 이달 22일 국회의 신임 투표를 통과하면 총리로 취임한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달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고, 관심사는 올해 70세의 훈센이 언제 아들에게 총리 자리를 넘겨줄 것인가에 쏠렸다. 훈센은 2021년 12월 훈마넷을 일찌감치 후계자로 점찍은 상태였다.
1985년 총리 자리에 올랐으나 자유선거에서 패배, 1997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면서 38년간 캄보디아를 철권통치로 이끈 훈센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권력 세습 작업에 열을 올렸다. 정적인 삼랭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의 공직 출마를 25년간 금지하고, 반대파의 총선 입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인 지난달 26일에는 국영방송을 통해 “3주 후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장남 훈마넷이 새 정부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마넷은 훈센의 정치적 핵심 집단인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프놈펜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1999년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훈마넷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총리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게 된 것은 인생 최고의 영광”이라며 “캄보디아인의 생활 수준과 국가 위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훈센 왕조의 탄생으로 캄보디아의 민주주의는 지금보다 더 후퇴할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훈마넷이 서방에서 교육받았지만, 아버지의 ‘권위주의 통치’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낮다. 아들의 철권통치 기반을 닦은 훈센 총리가 상왕으로 군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훈센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라며 “적어도 2033년까지는 다른 자리에서 계속 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총리직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집권당 대표·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퇴임 후 국왕 최고 자문 위원장을 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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