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고관절 아프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의심

경기일보 2023. 8. 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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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고관절은 신체의 가장 큰 관절 중 하나로 우리 몸의 체중이 가장 많이 실리는 부위다. 몸 대부분의 무게중심이 고관절로 지나가기 때문에 서 있는 동안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체중을 분산해 다리 전체의 안정성과 움직임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고관절이 약해지면 걷기, 달리기, 앉기, 일어서기 등의 일상적인 모든 움직임이 불편하고 체중을 지탱하는 능력이 약화돼 무릎이나 다리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고관절은 하체와 골반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데 골반과 맞물려 있는 허벅지 뼈의 위쪽 끝 부분을 대퇴골두라고 한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이 부위에 혈액 공급이 감소하거나 차단돼 뼈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음주를 많이 하는 30~50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의 사용도 원인적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초기에 괴사 범위가 작을 경우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괴사 부위에 골절이 되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주로 사타구니에 통증을 호소하고 걸으면서 땅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해져 절뚝거리게 된다. 괴사가 심해져 둥근 모양의 대퇴골두가 함몰돼 변형되면 운동범위가 줄어들게 되면서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기 힘들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초기엔 증상이 없고 통증이 미약하다가 병이 진행될수록 대퇴골두 함몰이 심해져 다리 길이가 짧아지거나 고관절 자체에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관절이나 사타구니 쪽에 전에 없던 통증이 발생해 보행에 어려움이 있으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괴사가 있더라도 범위가 작은 초기에는 비수술치료가 가능하다. 세포의 재활성화와 신속한 재생을 돕는 프롤로 주사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통해 통증 조절을 하면서 경과를 살펴본다. 이때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 감량을 하고 고관절 대퇴골두 주변의 연부조직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좋다. 하지만 비수술치료에 호전이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대퇴골두에 구멍을 뚫어 내압을 낮추는 감압술을 시행하거나 다발성 천공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심한 통증과 관절 운동의 장애가 생긴 경우에는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 유일한 치료 방법으로 현재까지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이는 치료로 평가받고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음주나 흡연을 피하고 치료를 위해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중에 고관절 통증이 발생했다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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