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 10일 남해안 상륙 유력…잼버리도 결국 철수 결정

한반도 관통 전국 비바람 예측

- 부산 해상 이를 때 강도 ‘강’ 전망
- 市, 반지하·저지대 주민 대피령

- 잼버리 수도권서 일정 소화 계획
- 3만6000명 오늘부터 순차 이동
- K팝 콘서트 상암서 개최 가능성

제6호 태풍 ‘카눈’이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국이 비상에 걸렸다. 정부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의 숙소를 옮기기로 했으며, 태풍의 영향권에 든 부산시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으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기 철수가 결정된 7일 전북 부안 새만금 야영장에서 행사 관계자가 각국 대표단 홍보 부스 앞에 설치된 그늘막을 해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측됐다.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오키나와 동북동쪽 330㎞ 해상을 지나 북동진하고 있으며, 저녁 북서쪽으로 이동 방향을 튼 뒤 가고시마를 동편에 두고 북진을 거듭하면서 10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90㎞ 해상에 이를 전망이다. 부산 해상에 이르렀을 때의 강도는 ‘강’일 것으로 예상됐다. 태풍 강도 ‘강’은 중심 최대풍속이 ‘33㎧ 이상 44㎧ 미만’인 경우로, 이 정도 바람은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세기다. 기상청은 카눈이 세력을 유지하거나 더 강해질 가능성,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 대비 정도에는 차이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눈은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북서진을 거듭해 한반도를 관통하겠고, 이로 인해 전국이 강풍 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에 들면서 강한 비바람이 칠 것으로 예측됐다. 9~10일 강수량은 강원영동 200~400㎜, 영남 100~200㎜, 나머지 지역 50~1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부산이 태풍의 영향권에 포함되자 이날 행정부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반지하 저지대 산지 등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대피를 요청하는 한편, 하천 지하차도 해상교량 등도 선제적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또 이날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한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의 부대 행사로 예정했던 요트 투어를 취소하고, 태풍주의보 발효 시 지역 내 해수욕장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카눈이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함에 따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비상계획 강구에 나섰다.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긴급 비상 계획)을 보고받고 점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수석은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이번 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윤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 안전 확보를 위해 어제부터 관계 장관들과 ‘플랜B’ 논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컨틴전시 플랜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측은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이동할 예정이며,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6000여 명으로 버스 1000대 이상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숙소로는 서울 시내 대학교 기숙사와 각종 공기업 연수시설, 구청이 보유한 체육관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폐영식 전날인 11일 예정의 K팝 콘서트 역시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등 규모가 큰 수도권 스타디움으로 옮기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