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턴 4박5일 ‘수도권 잼버리’...서울·경기·인천이 마련한 프로그램은?
온열질환자 속출에 비위생적인 야영 여건 등으로 논란…성범죄 피해 주장에 K팝 콘서트 장소 변경으로 축구팬 비난 받기도
남은 일정은 수도권서 이어갈 예정...서울은 문화·관광 프로그램, 경기는 DMZ·임진각·캠프 그리브스 중심으로 한 안보관광, 인천은 ‘문화·역사·평화·힐링·감동’ 테마로 문화체험·야외활동·씨티투어 마련
개영식 당일 온열질환자 속출로 일부에서 ‘무리한 개최’라는 비판을 받았던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대규모 인력을 파견한 영국과 미국 대표단 등의 조기 퇴영에도 오는 12일 폐막까지 일정을 이어가려 했지만, 결국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참가자 위험이 우려되면서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하기로 7일 확정됐다.
전 세계 158개국 청소년 4만3000여명이 참여한 새만금 잼버리는 온열질환자 속출 외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야영 여건 등으로 논란을 빚은 데다 성범죄 피해 주장에 이은 메인 행사 개최 장소의 갑작스러운 변경 등에 따른 각종 부정 여론에 생채기만 남게 됐다.
다만 잼버리 중단이 아닌 진행 범위가 전국으로 넓어지는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인 만큼 조직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청소년 체험행사 마련 등으로 남은 일정을 모두 소화할 계획이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서 조기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연맹 측은 “오늘 오전 대한민국 정부가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전원 조기 철수 계획을 전달했다”며 “한국 정부는 곧 출발 계획과 참가자들을 유치할 장소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제공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국 정부에 계획을 신속히 추진하고 참가자들이 체류기간, 그리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모든 자원과 지원 제공을 긴급히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튿날 오전부터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을 태운 버스 1000여대가 새만금을 떠나 태풍 영향권에서 피해가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남은 4박5일 일정을 새 숙소에서 이어가게 된다.
앞서 온열질환자 속출 등 논란에 대회 조직위원회와 전북도 측은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잼버리를 즐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실제로 그늘쉼터 총 1722개소를 확보하고 활동 중 참가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게 덩굴 터널 총 57개소(총 7.4㎞)를 마련했다. 이 터널 안에는 안개분사 시설을 설치했다고도 설명했다.
온열질환자 다수 발생 시 행사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군 내 6개소의 실내 체육관 등을 미리 확보해 참가자들이 대피할 수 있게 해놓았다고도 언급했다. 참가자들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할 수 있게 생수를 확보했고 알약 염분도 마련해 놓았다고 조직위 등은 전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잼버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성범죄 피해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전북연맹 스카우트가 조기 철수를 결정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조기 퇴영의 배경을 두고 ‘정치적 의혹’을 제기해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여야 할 잼버리가 정쟁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잼버리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의 개최 장소가 애초 6일 새만금 대회 현장에서 오는 11일 전북 전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이곳을 홈 구장으로 쓰는 프로축구 전북 현대 구단의 팬의 공분도 샀다.
한편 각 지자체는 조직위 요청에 따라 문화·관광 프로그램 마련에 전격 협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잼버리 참가자를 위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등의 형태로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경기도는 숙박시설 지원과 더불어 DMZ·임진각·캠프 그리브스를 중심으로 한 안보관광 등 도를 알릴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잼버리 참가자들이 원하면 제공할 예정이다.
인천시도 잼버리에 참가한 각국 스카우트 대표단을 지원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인천시는 ‘문화·역사·평화·힐링·감동’을 테마로 문화체험과 야외활동, 씨티투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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