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잼버리 조기 철수, 남 탓 그만하고 마무리 최선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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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부실·파행 책임을 전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렸다.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비롯된 여권의 '전 정부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휴가에서 돌아온 당대표의 일성이 여전히 남 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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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잼버리 악몽]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부실·파행 책임을 전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렸다.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비롯된 여권의 ‘전 정부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휴가에서 돌아온 당대표의 일성이 여전히 남 탓인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잼버리 준비에 좀 더 철저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하긴 했다. 그러나 방점은 “잼버리 유치 확정, 준비 종합계획 수립 등이 이뤄진 것은 문재인 정권 시절”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비판 전에 자신들의 과거 실정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장황하게 전 정부 탓을 했다. 김 대표 말만 들으면, 현 윤석열 정부는 이번 잼버리 사태의 애꿎은 피해자인 것처럼 보인다. 잼버리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면 ‘이건 모두 전 정부 덕분’이라고 했을 텐가.
정부·여당은 애초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대규모 국제 행사”라고 떠들썩하게 의미를 부여하며, 지난 1일 대통령 부부가 스카우트복을 입고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점투성이 운영 실태가 전세계에 알려지고 비난이 빗발치자 서둘러 발뺌과 책임 전가에 나섰다. 물론 문 정부 잘못이 없진 않다. 대회 부지 확보와 배수시설 확충 등 기반시설을 미리 갖추지 못했고, 중앙정부에서 뚜렷하게 나선 흔적이 크게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2023년 8월에 개최되는 잼버리를 차질 없이 치를 직접적 책임은 윤석열 정부에 있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 뒤 1년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전 정부가 준비를 소홀히 했다면, 일 터지기 전까진 까맣게 몰랐단 말인가. 폭염과 땡볕 등 개최지의 가혹한 조건을 고려한 냉풍장치·에어컨 설비 차량 제공, 안전한 먹거리와 생수 공급, 의료 서비스 제공 등은 몇년 전부터 준비할 일이 아니다. 또 이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들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거론된 우려에도 “대책 다 세워놨다”고 큰소리치더니 이제 와선 ‘전 정부 탓’이라 하니, 그땐 무슨 대책을 세웠단 말인가. 정부는 잼버리 현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금세 진정시킬 수 있는 일인데, 왜 미리 대비하지 못했는가.
이날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태풍 예보를 반영해 야영지 ‘조기 철수’를 결정함으로써 이번 대회는 서울 등에서 12일까지 남은 일정을 이어가게 됐다. 사실상 잼버리는 끝난 셈이다. 전세계 청소년들을 앞에 두고 ‘네 탓 공방’은 일단 멈추고, 우선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귀국할 때까지 여야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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