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리더십 공백 무색… 영업익 25% 쑥
텔코·금융·DX사업 등 성과
30일 임시주총서 CEO 선임
KT가 장기간 리더십 공백에도 2분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다. 본업인 '텔코'와 DX(디지털전환) 중점의 '디지코'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결과다.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영섭(사진) 단독 후보가 CEO(최고경영자)로 최종 선임되면 올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7일 KT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늘었고 영업이익은 25.5%나 올랐다. 회사 측은 "모바일, 인터넷 등 핵심 사업의 질적 영업에 집중해 매출이 늘었고 B2B는 신규 사업 수주 확대가 사업 성장을 견인했다"며 "금융·부동산·콘텐츠·DX 등 그룹의 핵심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본업인 B2C 통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유무선 사업은 5G 가입자가 928만명으로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의 68%를 기록했다. 5G 가입자 증가로 고 ARPU(가입자당 수익) 가입자를 유치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평이다. 실제 2분기 ARPU는 3만3948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특히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로밍 수요가 늘어 로밍 사업도 호조세를 보였다. 초고속인터넷은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B2C 플랫폼 사업은 전년 대비 3.8% 성장했다. 미디어·모바일 플랫폼 사업의 고른 성장세가 실적에 주효했다. IPTV 사업은 결합요금제 중심 가입자가 늘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B2B 사업도 통신·플랫폼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B2B 사업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고, 연간 3조원 이상의 수주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B2B 플랫폼은 CCTV용 전용회선 수요가 늘고 알뜰폰 시장 확대에 맞춰 기업통화 사업 차별화 추진으로 같은 기간 매출이 7.6% 성장했다. AI(인공지능)를 접목한 AICC(AI컨택센터)의 경우 올해 1000억원, 2025년에는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KT그룹은 금융·부동산·콘텐츠·DX 등 핵심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부동산 사업을 추진하는 KT에스테이트는 해외관광객 증가로 호텔 객실 점유율이 개선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8.8% 성장했다. KT클라우드는 출범 1년 만에 기업가치를 4조원대로 인정받아 6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비용 측면에서도 AI 등 DX기술을 활용한 셀프 개통 확대와 AS 최적화, 콜센터 업무 전반 AI 적용 등으로 효율성과 인당 생산성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올 하반기에는 김영섭 대표 체제가 본격화하고 그간 경영 공백이 해소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KT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낙점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 60%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KT CEO로 최종 선임된다. KT이사회는 김 후보자가 갖춘 ICT 및 경영 전문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진 KT CFO(전무)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 후보가 갖춘 DX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전략,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체계와 기업문화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는 KT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KT이사회는 대표이사 최적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주말 KT 각 사업부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업무 파악에 돌입하며 임시 주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LG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통'으로 알려져 경영 내실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술통'으로 불리는 서창석 KT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이 사내이사로 내정되면서 핵심 사업인 통신 네트워크 부문을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임기는 2026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다수 노조인 KT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문성과 경영능력, 리더십을 겸비한 김 후보자의 CEO 선임을 환영한다"며 "김 후보는 노조와 KT 구성원의 협력을 이끌어 낼 리더십으로 경영혁신을 이뤄내고 조직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영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CFO는 "신임 CEO 후보자 확정으로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경영체제 속에서 실적 개선을 이어가며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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