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밖 고객과 소통" e커머스의 외출
티몬, 본사 카페서 매월 팝업···온오프 연동
컬리, 푸드 페스타 DDP에 2만명 동원 성공
쿠팡도 뷰티 기획전 올해 첫 대면 팝업 설치
온라인 한계 '체험' 보완해 소비자 접점 강화
희소성·유행 짧은 호흡 반영 정식매장× 팝업
브랜드 입점·유치 위한 '차별 서비스' 측면도
“여기서 이런 제품도 나왔어요?”
7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대로변에 자리한 한 1층 카페가 ‘오뚜기(007310)’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도배됐다. 건물 외벽에는 대형 현수막과 포스터가 붙었고, 카페 안에는 오뚜기의 대표 상품들이 진열됐다. 카레, 냉동 만두, 컵라면, 즉석밥 등 인기 제품은 물론 소비자에게 ‘덜 알려진’ 캔 제품이나 잼, 프로틴 등이 카페 정중앙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그 주변으로는 시식(체험) 공간, 이벤트·사진 부스가 자리했다. 독특한 구성에 사람들을 불러 모은 이곳은 오뚜기 팝업스토어. 흥미로운 점은 행사가 열린 장소가 e커머스 업체 티몬의 본사 카페이며 이 팝업스토어를 기획해 오픈한 것도, 계산대 대신 곳곳에 붙은 QR코드가 안내하는 사이트도 티몬이라는 점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경험이 핵심 화두로 부상하면서 그동안 체험 면에서 한계를 보여왔던 e커머스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바깥 세상으로 나오고 있다. 이들은 기존 온라인 플랫폼에 ‘대면 마케팅’을 더한 이른바 ‘옴니 채널 전략’으로 소비자, 그리고 파트너 업체들을 만나고 있다.
티몬이 11일까지 선보일 ‘티몬×오뚜기88데이’ 팝업스토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운영된다. 팝업 매장에서 신제품 소개와 체험, 이벤트 등이 펼쳐지고 온라인에서는 단독 특가 판매가 진행된다. 이 같은 온오프 연동 마케팅은 올 6월 CJ제일제당(097950)과 처음 선보였는데, 닷새간 매출이 약 15억 원을 기록하며 목표치(10억 원)를 웃돌고, 팝업 첫 날 온라인에서 진행한 기획 행사에서만 5억 원의 매출이 나오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티몬 관계자는 “브랜드사로부터 판매량과 관심도를 함께 높일 수 있어 크게 만족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매월 이 행사를 가져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컬리도 지난달 6~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오프라인 축제인 ‘컬리 푸드 페스타’를 선보였다. 파트너사 85곳, 130여 개 식음료 브랜드가 참가한 이 자리에는 관람객 2만여 명이 다녀가며 큰 관심을 끌었다. 다른 지역의 대형 컨벤션 센터에서 추가 개최 제안이 잇따르자 컬리는 페스타의 정례화, 식음 외 뷰티 등으로의 행사 품목 확장 등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역시 2021년부터 매년 뷰티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성수동에 대면 체험관을 만들기로 했다.
e커머스들의 이 같은 ‘오프라인 외출’은 고객 접점 확대의 측면이 크다.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고, 이를 인증하는 것까지 소비로 생각하는 젊은 소비 층이 부상하면서 ‘화면 밖’으로 나가 고객을 만나려는 시도가 증가한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매 거래 상당수가 e커머스화되고 있지만, 또 한 쪽에서는 희소한 오프라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리테일 산업의 업태가 온·오프라인의 명확한 구분보다는 서로가 보완된 ‘옴니 경험’을 제공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커머스들의 ‘오프라인 활동’이 전문 매장이 아닌 한시적인 팝업스토어의 형태가 주를 이루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체 매장을 장기적으로 운영할 경우 기존 온라인과의 차별화, 이미지 매칭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며 “팝업은 운영 기간이 정해져 있어 희소성을 제공하고, 빠른 변화를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도 더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사와의 관계 설정 경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얼마나 다양한 브랜드·판매사(셀러)를 확보하고, 더 많은 독점·기획 상품을 제공하느냐가 고객 충성도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플랫폼과 공급사 간 협업은 활발해지고 있다. 경쟁사 대비 많은 품목과 좋은 혜택을 추구하는 e커머스 입장에선 거래처(브랜드)에 ‘우리와 함께하면 이런 기회가 있다’는 이점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과 연계한 마케팅에 더욱 공을 들이는 추세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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