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공백에도 수익성 개선…영업익 25% '껑충'
"초거대 AI 사업 속도"
KT가 초유의 경영 공백에도 수익성을 개선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와 B2B(기업 간 거래) 양 부문 모두 매출이 성장하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인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의 선임 절차를 마무리해 경영 안정화를 꾀한단 방침이다. 이후에는 초거대 인공지능(AI) 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장 전망치 웃돈 '깜짝 실적'
7일 KT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7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475억원으로 3.7%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4325억원으로 19.0% 확대됐다. 증권가가 최근 석달 내 추정한 KT 2분기 실적 전망치(영업이익 5204억원, 매출 6조5278억원, 순이익 4005억원)를 웃돈 '깜짝 실적'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날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B2C, B2C 사업의 탄탄한 펀더멘털과 금융, 부동산, 미디어, DX(디지털전환) 등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2분기 연결·별도 모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성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먼저 유무선 사업(텔코 B2C)에서 무선·프리미엄 가입자 확보와 로밍 증가로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0.8% 늘어난 2조3902억원을 나타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928만명으로 휴대전화 기준 전체 가입자 68%를 차지했다. 초고속인터넷은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무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3만3948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 뛰었다. 단말 마케팅비용에 해당하는 별도 기준 판매비는 637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 감소했다.
플랫폼 사업(디지코 B2C)에서도 미디어와 모바일 플랫폼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이 3.8% 확대된 5756억원을 기록했다. IPTV 사업 매출이 프리미엄 가입자 확대 등에 1.2% 성장했다.
B2B 대상 통신 사업(텔코 B2B)에서는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7.6% 증가했다. 기업인터넷 사업은 CCTV용 전용회선 수요 증가와 중소 CP(콘텐츠 사업자)사 발굴에 힘입어 같은 기간 매출이 5.2% 늘었다. 기업통화 사업은 알뜰폰(MVNO) 시장이 확대된 가운데 유통, 고객서비스 등에서 차별화한 영향에 매출이 1년 새 12.3% 불어났다.
B2B 대상 플랫폼 사업(디지코 B2B)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 성장했다. 기존에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에서 매출이 발생한 가운데 부동산 사업의 회복세가 지속되며 성장을 이어갔다. 회사는 연간 3조원 이상의 수주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룹 내 금융부문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계열사인 BC카드는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와 자체카드 발행, 대출 사업 성장으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한 1조492억원을 달성했다. 케이뱅크는 2021년 2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이어갔다. 케이뱅크의 2분기 말 수신잔액은 17조4000억원, 여신잔액은 12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42.6%, 45.2% 급증했다.
KT클라우드는 1538억원의 매출을 내며 1년 새 18.5% 성장했고, KT에스테이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48.8% 확대된 1454억원을 찍었다. 다만 나스미디어, KT알파, KT스튜디오지니 등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커머스 시장 침체에 전년동기보다 5.8% 감소한 2689억원에 그쳤다.
"생산성 개선하고 비용은 통제"
김 전무는 이번 '깜짝 실적'의 비결을 성공적인 비용 통제에서 찾았다. 그는 "인플레이션 영향에 전력비와 각종 수수료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사업 수행 체계에 대한 개선과 AI, 디지털전환(DX)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로 비용 상승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며 "구체적으로는 고객의 자체개통이나 콜센터 업무에의 AI 적용 확대 등으로 인당 생산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KT가 추구하는 초거대 AI 사업 모델의 대표적인 예로는 AI를 클라우드에 접목한 AICC(인공지능 콘택트센터) 사업이 꼽혔다. 김 전무는 "B2B와 B2C를 연결하는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사업자를 목표로 AICC 관련 매출을 올해 1000억원, 2025년까지 3000억원 이상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방을 통해 KT의 초거대 AI인 '믿음' 이용료를 받는 수익 모델 개발과 KT와 그룹사 상품 서비스에 AI를 접목한 B2C 상품 경쟁력 강화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인 김영섭 전 LG CNS 사장에 대한 후보 추천 사유도 언급됐다. 김 전무는 "LG CNS 사장 재직 동안 부실·한계 사업 정리를 통해 내실 있는 경영체계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며 "신임 대표 후보자 확정으로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경영 체제 속에서 실적 개선을 이어가며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는 김 후보와 2026년 3월까지 2년 7개월간 호흡을 맞출 사내이사에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을 이날 지명했다.
한편 이날 KT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07%(1250원) 뛴 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그간 경영 공백 여파로 요동치다 이달 4일 52주 최고가 대비 21.8% 빠진 바 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