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회 파행 남탓 그만"… 與 "외유성 출장 엄벌"

김세희 2023. 8. 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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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전원 조기 철수하는 결정이 내려진 후에도 '네 탓 공방'을 지속했다. 잼버리가 끝난 이후 대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여권이 문재인 정부 시절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점을 들어 제기하는 정부 책임론에 차단막을 치며 현 정권 책임론에 쐐기를 박는데 주력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잼버리는 박근혜 정부를 비롯한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국제 행사로 남 탓, 전임 정부 탓한다고 해결이 안된다"며 "실질적 대안을 신속히 만들어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걸 넘어 남 탓으로 무마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라며 "남 탓, 전 정부 탓 그만하라. 정권이 들어서고 15개월이나 지났다. 도대체 무슨 준비를 했나"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확정된 평창올림픽을 정권 교체 후 짧은 준비 기간에도 성공리에 치러냈다는 점을 부각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 여당이 잼버리 파행에도 전임 정부를 탓하고 나섰다. 절망적일 만큼 한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혹한 속에서 성공한 평창 동계 올림픽을 떠올린다"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9개월, 내각 구성 후 8개월 만에 열렸다. 전임 정부를 탓할 시간도 없었고 탓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엔 시간도 넉넉했다. 혹한 속 평창 동계 올림픽, 폭염 속 카타르 월드컵만 연구했어도 국가 망신은 피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일자리 수석 출신의 정태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창 동계 올림픽 때를 거론하며 "청와대 비서실은 TF를 꾸려 비상 대책에 돌입했다. 청와대 비서진들이 조를 짜 현장으로 달려갔고 실전 상황을 가정해 직접 점검하고 대책을 세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3개월 동안 윤석열 정권은 투명 정권이었느냐"며 "실력을 보여줬어야 할 충분한 시간"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회 준비 부실 논란에 대해선 사과했다. 다만 잼버리 준기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크루즈 여행 등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녔다며 "탕진", "대국민 사기극", "공금횡령" 등을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가 막히게도 '잼버리 1000억원 예산' 상당 부분이 불필요한 용처에 과용되거나, 심지어 흥청망청식 외유성 해외 출장 잔치에 탕진됐음이 드러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잼버리 준비를 위해 관계기관 공무원들은 8년간 총 99번의 해외 출장을 갔다고 한다"며 "전라북도 측이 55회, 부안군이 25회, 새만금개발청이 12회, 여성가족부가 5회, 농림축산식품부가 2회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영국 버킹엄궁전·웨스트민스터 사원, 프랑스 몽마르트르 포도 축제·몽생미셸 수도원 등을 찾았고 중국 상하이와 대만 타이베이에서 크루즈를 타거나 고층 전망대를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간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세부 집행내역을 꼼꼼히 따져봐야겠다. 혹시 예산에 빨대를 꽂아 부당 이득을 챙긴 세력은 없었는지 전말을 소상히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세계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건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이라며 전 정권을 겨냥했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영상까지 찍어서 홍보에 열중했으며,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종합계획 수립 등의 용역이 이뤄진 것도 모두 문재인 정권에서 주도했던 일임을 민주당 자신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익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자당 인사들의 패륜 행각과 당 대표·국회의원들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국면전환용으로 국제대회를 악용하는 행태는 결코 제대로 된 공당의 모습이 아님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비록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폭염 탓이라고는 하지만 어떻든 현 정부·여당이 이번 잼버리 준비에 좀 더 철저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대회 마지막까지 당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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