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의 쓴소리… "민주, 잼버리 정쟁 끌고가면 안돼"

김세희 2023. 8. 7. 18: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반 조성 文몫, 운영은 尹 책임
정부는 지원하되 개입 자제를
책임소재 대회 끝나고 따져야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이원택(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2023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부실 준비 논란과 관련해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에 쓴소리를 했다. 문제를 수습하는 데 최선을 다한 뒤 책임소재는 대회가 끝난 뒤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한 역할"이라며 "부지를 조성하고 전력·통신 인프라, 상하수도 시설, 도로 등을 까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부지 위에 조성하는 화장실 등 임시 가설물과 대집회장의 냉풍 장치, 그늘막 설치, 생수 제공 등은 윤석열 정부의 역할"이라며 "모두 대회 개최 1년 전 즈음 설치하고, 대회가 끝나면 철수하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윤석열 정부 탓', '전 문재인 정부 탓' 공방 속에 이 의원이 역할론을 구분지은 것이다. 그는 잼버리 유치 상황을 잘 알다. 그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시절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 스카우트 총회에서 잼버리 전북 유치를 확정지을 때까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당시 공무원 신분이었던 이 의원은 2016년부터 아프리카 40개국, 중남미 34개국을 돌아다니며 항공료와 참가비 할인, 장비 무료 제공 등 공약을 제시하며 유치전을 펼쳤다.

이 의원은 정쟁을 벌이는 양당을 향해 "대회가 6일이나 남았고 청소년들이 155개국 3만 7000명이 있다"며 "(잼버리) 영지 내외를 중심으로 참가자들을 위해 짜여진 프로그램의 목적이 달성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것이 국내 행사면 모르겠지만 전 세계적인 행사"라며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어느 정부 탓이냐고 정쟁을 벌이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민주당에 '절제'를 요청했다.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 현장을 방문하고 싶은 욕구도 있을 수 있다"며 "배후에서 도와주고 지원해야지 정쟁의 한 가운데로 끌고 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저한테 요청이 오면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와 원내대표도 현장활동이나 자원봉사를 검토했으나 'SNS상에서 방문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전북의 한 스카우트단이 성범죄 문제를 퇴영한 데 대해 '정치적 배후설'을 제기한 것을 두고도 "너무 엉뚱하고 음모론적"이라며 "세계 청소년 대회인 잼버리는 비정치적인 행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치 뭔가 정치적 배후가 있는 것처럼 주장한 것은 아주 잘못된 주장이고 또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다"며 "정치 행위보다는 이 대회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나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국회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폭염 등을 우려하며 적극적인 잼버리 대책을 주문한 이후, 별도로 여가부 차관 등을 만나 대안을 제시했던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11월에 (여가부로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주로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대피 중심의 대응이었다"고 떠올리면서 "폭우나 폭염 속에서 스카우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늘막과 스프링 쿨러, 화장실 등의 물량을 더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100억 쓰고 욕 먹느니 120~130억 쓰면서 (대회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당시 주문했던 대안이 반영이 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안이 고난이 기술이 아니라 폭염대책"이라며 "예를 들자면 2000명 단위의 18개 그늘막, 7000명 단위의 1개 야영지, 생수·얼음 공급, 에어컨 기능 향상, 해충방지 등"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고, 8년 전 일본 잼버리가 폭염 때문에 상당히 어려웠던 사례가 있다"며 "(주관부처인) 여가부의 능력이라기 보단 무관심하고 무책임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향후 과제로 정부도 과도한 개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관광 프로그램 추가를 지시하고, 한덕수 총리가 현장 긴급 점검에 나선 것을 두고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위기가 오니까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며 "다만 적극 '지원'은 좋지만 프로그램에 간섭하거나 프로그램을 결정하면 안 된다. 그건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연맹이 전문가"라고 조언했다.

이어 "일례로 서울로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프로축구 관람을 했다. 이건 잼버리 대회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전 세계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친구를 사귀면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관광 중심으로 가면 세계연맹 등으로선 고민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