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억 주는 선수에게 '일격'…페이롤 1위 메츠, 결말은 해피엔딩? [김한준의 재밌는 야구]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가 6연패에 빠졌습니다. 아메리칸리그(AL) 1위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붙은 메츠는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연패 숫자를 6으로 늘렸습니다.
AL 중부지구 최하위팀인 캔자스시티 로열스에게 충격의 스윕패를 당한 메츠는 볼티모어와의 원정 시리즈에서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4위 메츠는 50승 61패로 지구 최하위 워싱턴 내셔널스에 1.5게임차로 좁혀졌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지구 최하위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 메츠로부터 247억 받는 맥캔, 메츠 격퇴 '1등 공신'
주목할 만한 건 볼티모어의 백업포수 제임스 맥캔(33)이 3연전 동안 2경기에 출장하며 메츠의 패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맥캔은 6타수 4안타 5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시리즈 1차전에선 3타수 3안타 5타점을 몰아쳤는데, 맥캔이 한 경기에 5타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8월 12일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맥캔 언급은 이유가 있습니다. 맥캔의 연봉 대부분을 메츠가 지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맥캔의 올해 연봉은 1,200만 달러(한화 156억 원)인데 이 중 1,100만 달러(한화 143억 원)를 메츠로부터 받습니다. 볼티모어가 지불하는 돈은 100만 달러(한화 13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내년에도 비슷합니다. 내년 맥캔의 연봉 1,200만 달러 중 800만 달러(한화 104억 원)는 메츠, 400만 달러(한화 52억 원)는 볼티모어가 부담합니다.
볼티모어 선수인 맥캔의 연봉 대부분을 메츠가 지급하는 이유는 트레이드 조건 때문입니다. 메츠는 지난해 말 2년 2,400만 달러 계약이 남은 맥캔을 볼티모어로 보내면서 1,900만 달러를 메츠가 부담하면서, 나머지를 볼티모어가 가져가는 트레이드에 합의했습니다.
메츠는 지난 오프시즌에 선수 보강으로 5억 달러 이상을 쓰면서 기존 팀 내 기량이 떨어진 고액 연봉자들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맥캔도 그 중 한명이었고, 맥캔을 그냥 방출하느니 500만 달러라도 절약하는 차원에서 이런 딜을 감행했던 겁니다.
맥캔은 볼티모어 이적 후 45경기에서 타율 0.218,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32로 인상적이진 않지만, 백업포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메츠로선 굳이 친정팀이자 돈까지 주는 메츠를 만나서 각성해버린 맥캔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 벌랜더·슈어저에게도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
불운하게도 메츠는 이런 상황에 또 처할 수 있습니다.
지난 트레이드 데드라인 기간에 베테랑 원투펀치인 저스틴 벌랜더(40)와 맥스 슈어저(39)를 각각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했기 때문입니다.
각각 4,333만 달러(한화 565억 원)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던 두 선수를 그냥 받을 팀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메츠는 연봉을 상당부분 부담하는 조건으로 이들을 넘기며 유망주를 받았고, 메츠가 부담한 금액만 각각 벌랜더 최대 5,250만 달러(한화 685억 원), 슈어저 3,500만 달러(456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최대 8,750만 달러(1,141억 원)라는 천문학인 돈을 부담해야 하지만, 두 선수가 그냥 팀에 남아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내보내는 게 페이롤(선수 연봉 총합)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고 미래를 위한 유망주까지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라고 본 겁니다.
이런 트레이드를 단행한 건 현실적으로 이해 가능한 행보입니다. 예전에도 이 칼럼에서 메츠가 이들을 정리하고 몇 년 뒤 다시 달릴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메츠는 선수 판매라도 가능하지만…답 없는 SD의 장기계약 [김한준의 재밌는 야구]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57&aid=0001753108
그럼에도 메츠 팬들은 메츠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는 벌랜더와 슈어저가 메츠를 격침시키는 일등공신이 되는 일을 올해는 물론 내후년까지 목격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일입니다.
■ 페이롤 1위팀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도 가능하다?
뉴욕 메츠는 올 시즌 3억 4,400만 달러(한화 4,498억 원)로 압도적 페이롤 1위팀이었습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기간에 셀러(판매자)로 변신해 벌랜더와 슈어저를 팔기로 한 결정이 놀라움을 준 이유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메츠는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새로운 역사'를 쓸 가능성이 큽니다. 성적이 하락하면서 내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6순위 지명권의 로터리픽(확률 추첨)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MLB는 올해부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을 대상으로 확률 추첨을 하고 있는데, 정규시즌 승률 최하위 3팀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16.5%의 확률로 얻고, 그 다음 3팀은 13.2%, 10%, 7.5%의 확률이 각각 주어집니다. 전체 7순위 이후부턴 성적 역순으로 다시 가기 때문에, 전체 1~6순위 지명권을 따내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확률이 높은 최하위 6위까지 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현재 메츠 뒤에는 7팀이 남아 있지만, 현재 메츠의 하락세를 감안하면 메츠는 최하위 6팀은 물론, 3팀에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리그 28위는 콜로라도 로키스(44승 67패)인데 메츠와는 6게임 차이입니다.
메츠는 사치세 기준(2억 3,300만 달러)을 가볍게 넘는 페이롤로, 당초 1라운드 지명권이 10순번 뒤로 밀리는 사치세 초과에 따른 제재를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1~6순위까지 당첨이 된다면, 이 픽은 유지가 되고 그 다음 픽이 10계단 뒤로 밀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사치세에 따른 제재를 '합법적'으로 피해가며 최상위 유망주를 수혈할 방법이 생겼다는 얘기입니다.
어쩌면 돈은 돈대로 쓰고 성적은 안 나온 메츠를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이 드래프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메츠가 이대로 계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지 반등할지 알 수 없지만, 미래를 위해서라면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지는 게 좋을 수 있는 겁니다. 메츠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이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 김한준 기자는?
=> MBN 문화스포츠부 스포츠팀장
2005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에서 일했습니다. 야구는 유일한 취미와 특기입니다
[ 김한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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