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탈선하고, 지붕 날아가는 강풍"··· 태풍 '카눈' 한반도 관통할 듯

김은미 인턴기자 2023. 8. 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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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10시 50분 태풍 카눈 등 한반도 주변 위성 영상. 사진=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서울경제]

제6호 태풍 ‘카눈’의 예상 경로가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커졌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약 90㎞ 부근 해상에서 강도 ‘강’ 상태로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3시쯤에는 강도 ‘중’으로 약해지면서 대구 서북서쪽 약 60㎞ 육상을 지나 한반도 중심을 관통하며 11일 새벽 북한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현재 예상 진로대로면 한반도는 9일부터 본격적인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 특히 전국이 초속 15m 수준의 강풍 반경 안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9일 오전 제주, 9일 오후 남해안, 9일 밤 전라권과 경남, 경북 남부, 10일 새벽 충청권, 경북북부, 경기남부, 강원 남부, 10일 오전 그 밖의 수도권과 강원도에 태풍주의보를 내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태풍 중심부가 지나가는 곳은 ‘폭풍 반경’(초속 25m 강풍이 부는 곳) 안에 들 수 있다. 현재 폭풍 반경 안에 들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은 10일 남해안 지역과 경상·전라권 내륙, 강원 충청권 내륙 등이다.

한반도 동쪽 경상권 해안지역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40m에 이를 전망이다.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수준의 강풍이다.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때 이 지역이 위험반원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강원 영동, 경상권 내륙, 제주도는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25~35m(지붕이 날아가는 수준), 경기 남동 내륙, 강원 영서, 충남권 동부, 충북, 전라동부는 초속 20~30m(간판이나 지붕이 날아가는 수준), 그 밖의 수도권과 충남권 서부, 전라권 서부도 초속 15~25m(간판이 날아가는 수준)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비도 많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7~8일 사이 강원 영동 지방에서 50~150㎜(많은 곳은 200㎜ 이상), 경북 북부 동해안은 5~60㎜, 울릉도 독도 5~20㎜, 제주도 5~40㎜의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본격적인 태풍의 영향권에 드는 9~10일은 강원영동 지역 50~150㎜(최대 500㎜ 이상), 경상권 100~200㎜(많은 곳 300m 이상), 그 밖의 전국 50~100㎜의 비가 예상된다.

지난 2012년 태풍 '산바'가 몰고 온 강풍으로 강원 강릉시 교동 한 아파트의 지붕이 날아가 차량 10여 대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2012년에도 카눈과 비슷하게 태풍 '산바'가 한반도 중심부를 관통한 바 있다. 산바는 제주도 산지에 500㎜, 경상권과 강원 영동에 300㎜, 충청 서해안과 전라권에 150㎜ 이상의 비를 뿌렸다. 순간 최대 풍속은 전남과 경남 해안에 초속 30~40m, 그 밖의 전국에 초속 20~30m로 기록됐다. 당시 침수, 정전은 물론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산사태로 사망자도 발생했다.

다행히 산바(중심기압 955hPa)에 비하면 카눈(중심기압 970hPa)은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태풍이다. 다만 이동 속도가 산바(시속 50㎞)보다 현저히 느려(시속 15㎞) 더 큰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

태풍 카눈의 경로가 변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카눈의 예상 진로가 전날보다 서쪽으로 더 이동한 이유는 한반도 오른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했기 때문이다.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얼마나 확장하는지에 따라 진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 세계 주요 수치예보 모델들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각각 다르게 계산해 동서 간 예상 진로 차이가 최대 700㎞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태풍의 강도도 변동 가능성이 남아 있다. 태풍은 일본 규슈 지방을 지나면서 강도가 한 단계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현재 남해안의 높은 수온이 변수다. 해수면 온도가 29도 수준으로 높아 태풍이 다시 강화하며 북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강수가 집중되는 동안 더위는 다소 가실 전망이다. 기상청은 7~11일 사이 강원 영동과 경상동해안, 9~11일 사이 나머지 전국에서는 강풍과 많은 비로 폭염과 열대야가 일시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습도가 올라간 탓에 태풍이 지나간 이후 다시 폭염이 찾아올 수도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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