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구속에도, 잼버리 파행에도…끄떡없는 尹지지율 왜?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2023. 8. 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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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尹대통령 지지율
尹에 불리한 이슈 터져나와도
野, 더 큰 논란으로 이슈덮어
휴가철 젊은층 표집 덜돼 주장도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이틀 째인 3일 천안함의 정식 함명인 ‘PCC-772’ 문구가 적힌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한 채 경남 진해 해군기지를 방문해 기지내 군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7일 공개된 미디어트리뷴 의뢰 리얼미터 정기조사에서 2주 연속 상승, 37.5%를 기록했다. 대표 진보 인사인 방송인 김어준씨가 만든 여론조사기관인 ‘여론조사 꽃’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37.7%로 해당 기관 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주와 지지난주는 윤 대통령에겐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7월 4주차 조사에 반영된 굵직한 사건으로는 윤 대통령의 장모 최모씨의 ‘통장 잔고 위조 혐의’ 법정 구속, 풍수지리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논란, 보수 내분을 일으킬 수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 당원권 10개월 정지 등이 있었다. 8월 첫주 윤 대통령은 휴가를 떠났지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가 전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과 묻지마 칼부림 사건까지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긍정적이지 않은 것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개최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악재에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총선을 앞두고 진영논리가 더 강화된 점, 민주당의 부정적 이슈가 윤 대통령의 악재를 희석시킨 점, 여름 휴가철 젊은 층들이 표집에서 이탈했다는 점 등 다양한 이유를 제시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외교 안보 정쟁 등 뚜렷한 정책 방향이 있거나, 정체성이 분명한 이슈의 경우 지지층이 확실하게 작용, 반작용 경향을 갖고 움직인다”면서 잼버리나 흉기난동 사건 등 지난 주 이슈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이슈에 대해 윤 대통령이 신속하게 메시지를 내고 반응한 것이 지지율 하락을 막았다고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더 큰 실책을 범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희석됐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주 내내 정치권을 달군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논란이 대표적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각종 이슈에 대해 민주당의 잘못된 대응방식이 윤 대통령보다 민주당 문제를 더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지지율이라는 것이, 내가 아닌 상대방의 실책으로 플러스 요인이 되는 ‘네거티브 효과’를 짙게 띄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을 규정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임기 초반 53%(2022년 6월 2주차)에서 두 달도 채 안되는 기간에 24%(2022년 8월 1주차)까지 ‘폭락’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아 웬만한 중대 이슈가 아니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작년 11월 4주차 이후 8월 1주차까지 8개월 동안 단 한번(올해 4월 2주차 27%)을 제외하고는 줄곧 3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이상현상’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성향 방송인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의 지난 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방송 ‘겸손은 힘들다’에서 해당 조사결과를 공표하면서 “여론조사 결과에 휴가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역시 진보성향인 여론조사업체 박시영주식회사의 박시영 대표도 “과거 청와대에 있을 때 1~2주에 한번씩 자체 여론조사를 했는 데 그때도 휴가철에는 이상하게 ‘튀는’ 결과들이 나와 휴가철에는 여론조사를 안하는 것이 상례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잘 보이지 않는 무당층 문제를 정치권이 간과하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 지지율이 출렁인 듯 보여도 사실 유의미한 차이나 변화는 없다”면서 “문제는 진영간 대결 양상으로 가면서 무당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여론조사상으로는 이슈가 터져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여론을 반영해 당초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한 직후 개각이나 참모진 개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으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18일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준비에 매진해야 하고, 직전 8·15 경축사 메시지에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같은 이벤트들이 정리된 후에는 일부 부처 장관 교체와 총선에 출마하는 참모진 교체가 있을 수 있다. 작년 8월 취임 100일에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던 윤 대통령은 참모진 및 대통령실 조직개편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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