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사는 11살”…밖보다 집이 더운 ‘주거 취약계층’
[앵커]
오늘도 푹푹 찌는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더운 날씬데, 밖보다 더 더운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이 유난히 더 혹독하다는 주거 취약계층을 윤아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35도를 넘는 폭염 속, 경기도의 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비춰 보니 유독 빨간 곳이 있습니다.
지붕 온도가 무려 56도.
11살 A 군이 살고 있는 컨테이너 집입니다.
[A 군/음성변조 : "그냥 가만히 있어도 땀나요. 아예 선풍기 앞에 있어도 땀나요."]
집 내부도 비춰 보니 온통 '붉은색'.
선풍기 앞에서도 체온이 38도를 넘나듭니다.
[A 군 할머니/음성변조 : "막 어지럽다고 그러고 막 토하고 그러더라고요. 씻을 때 보면 오돌토돌해. 땀띠가 나서."]
여름 피서는 꿈도 못 꿀 형편.
[A 군/음성변조 : "가만히 있어도 땀나고. 막상 학교가 그나마 시원해서 편안해요."]
그나마 더위를 피하곤 했던 학교마저, 방학엔 문을 닫습니다.
[문선종/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 "전국 아동 중에 44만 7천 명이 지금 주거 빈곤에 있고요. 건강에 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하고 있고."]
지난 1월 화마가 휩쓸고 간 구룡마을에선 주민들이 지붕도 없는 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은 이재민 5명이 지내는 임시천막입니다.
내부를 보시면 천장에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박스들이 이렇게 걸쳐져 있고, 온도를 재보니 40도가 넘습니다.
[B 씨/구룡마을 주민/음성변조 : "은박지잖아요. 여름에는 덥잖아요. 습기 올라오지 말라고 해놓은 건데…"]
경기도 과천시의 비닐하우스촌에서도 주민 400여 명이 폭염과 싸우고 있습니다.
무허가 거주여서 쉼터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마석동/경기도 과천시 : "소위 속된 표현으로 쪄죽지. 쪄죽어 쪄죽어... 앉아있으면 그냥 한증막에 들어온 것 같아요."]
주거 취약계층에겐 유난히 고된 올 여름, 그저 무사히 버틸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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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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