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깎여도 상관없어"… MZ 은행원 이직 러시

이승연 2023. 8. 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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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금융그룹 이직률이 5%대를 넘어 6%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7일 각사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총 이직률 평균은 지난해 6.79%로 집계됐다.

또다른 금융지주사는 만 30세 미만 자발적 이직률이 지난해 5.50%로 지난 2021년(5.20%)에 비해 수치가 높아졌다.

입사해 보니 생각보다 힘들어 다른 직군으로 빠져나가기도 하고 심지어 같은 업권 내에서 이직을 고려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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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 받는 평생직장은 옛말
금융그룹 자발적 이직률 급증
작년 30세 미만 10% 떠난 곳도
사진=뉴스1

#. 시중은행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A씨는 주변 경쟁자 이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면접 응시생 중 자신을 제외한 대부분이 '생초보'가 아니라 금융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특히 2금융이 아니라 1금융에서 1금융으로 이직을 시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은행마다 영업환경이나 문화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력을 줄여서라도 이직이 간절하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 이직률이 5%대를 넘어 6%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이 중 젊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자발적 이직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한때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며 인기를 누리던 직군이지만 이제 은행원이라는 자체만으로 만족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금융그룹 직원 7% '다른 회사로'

7일 각사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총 이직률 평균은 지난해 6.79%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2020년, 2021년에 각각 5.03%, 5.55%로 2년 연속 5%대였던 것에 비해 큰 폭 늘어난 수치다. 이들 금융그룹 임직원수 평균이 2만명이 넘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년에 비해 통틀어 약 1000명의 퇴직자가 더 발생한 셈이다.

최근 금융사는 비대면으로 업무 전환 흐름에 따라 인력 감축을 위해 억대 퇴직금을 제시하며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이른 퇴직'을 적극 장려했다. 지난해 금융그룹의 가장 큰 자회사인 은행의 특별퇴직금은 3억~4억원대에 달해 법정퇴직금과 합하면 최소 1인당 6억원 이상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를 제외하고 젊은 세대에게 은행원이라는 직업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많이 없어졌고 젊은 층의 인식이 예전과 다르다"며 "그나마 금융기관은 (이직이) 아직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30세 미만 이직률 증가세 가팔라

실제 연령별 자발적 이직률 자료를 보면 만 30세 미만 구간에서 그 비중이 높았다. 일례로 한 금융지주는 30세 미만 자발적 이직률이 10.31%로 나타났다. 계약직과 정규직을 합쳐 만 30세 미만 직원 10명 중 1명이 지난해 계약 종료 등 사유가 아니더라도 짐을 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외에 다른 금융그룹에서도 일제히 비율이 높아지는 추이를 보였다. 또다른 금융지주사는 만 30세 미만 자발적 이직률이 지난해 5.50%로 지난 2021년(5.20%)에 비해 수치가 높아졌다. 지난 2021년 5.53%였는데 지난해 6.28%된 금융지주도 있다. 이제 갓 입사한 30세 미만 직원 100명 중 적게는 5명, 많게는 10명이 이직을 하는 셈이다.

입사해 보니 생각보다 힘들어 다른 직군으로 빠져나가기도 하고 심지어 같은 업권 내에서 이직을 고려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은행에 입사했다는 한 직원은 "어떤 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업무 강도가 더 높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돌고, 혹은 원하는 부서에 배정되지 않았을 때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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