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 돈 뜯고 '재판 중 도주' 남성 검거

도주 우려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상태서 재판받다 잠적
피해자, 영상 유포·협박 등 우려 불안에 떨어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성범죄를 저질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던 중 잠적한 20대 남성이 도주 약 4개월 만에 붙잡혔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경기 군포시 은신처에서 2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과거 B씨와 교제 당시 찍었던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었다.

당시 B씨는 대출까지 받아 A씨에게 약 4천만원을 전달했지만, A씨는 영상을 지우지 않고 계속 협박했다.

2021년 11월 B씨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발부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B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영상 유포나 A씨에 대한 협박 등을 우려하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검찰의 기소로 재판이 시작된 뒤에도 같은 불안은 계속됐다.

A씨는 건강상 이유를 들어 여러 차례 공판 기일을 변경하거나 공판에 불출석했다.

지난 4월 4일로 예정된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불출석하자 법원은 다음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도 A씨가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명수배를 내렸다.

경찰은 최근 A씨가 경기도 일대에 은신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기 군포경찰서와 공조해 지난 6일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제보 내용 등을 바탕으로 조사 후 검찰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 체포 소식에 B씨는 연합뉴스와 통화해서 "(A씨가) 검거돼 홀가분하다"며 "그동안 A씨가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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