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짝지근해', 풋풋함에 으른미 한 스푼…중년 로코의 참맛[종합]

김보영 2023. 8. 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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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유해진과 김희선의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이 순수하면서 성숙한, 애틋하면서도 격정적인 중년의 ‘로코’로 올여름 극장가를 달짝지근히 녹인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이한 감독과 배우 유해진, 김희선, 차인표, 한선화, 진선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 분)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사극부터 코미디, 활극, 누아르, 스릴러 등 장르 불문한 활약을 펼쳐온 충무로의 보물 유해진. ‘달짝지근해’는 유해진이 데뷔 후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작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원조 미녀의 아이콘이자 안방 여왕 김희선이 20년 만에 택한 스크린 복귀작으로, 처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빚어낼 어른 로코 케미에 관심이 높다. 올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유일하게 출사표를 내민 로맨틱물이기도 하다. ‘완득이’, ‘증인’ 등 울림있는 작품들로 휴머니즘을 전했던 이한 감독의 새 작품이다.

이한 감독은 유해진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계기에 대해 “유해진 배우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아주 균형감있게 표현하는 좋은 배우”라며 “그래서 유해진 배우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유해진은 데뷔 26년 만에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소감을 묻자 “로맨틱 코미디 장르여서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저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시나리오가 이 작품을 선택한 1순위였음을 털어놨다.

특히 유해진은 “성인 버전의 ‘소나기’와 같은 느낌이었다”며 “훈훈함과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이번 작품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희선은 출연 계기에 대해 “시나리오 속 일영이 너무 사랑스럽고 매력있었다”라며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하는 거라 겁이 많이 났는데 감독님이 ‘왜 김희선이 일영을 해야 하는지’를 손편지로 2장이나 빼곡히 써서 주셨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저를 필요로 하는 감독님이라면 당연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유해진과 진선규의 팬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희선은 “유해진 선배님 팬이라 뵙고 싶었다. 또 이번 작품을 통해 친구가 된 진선규의 팬이기도 하다”라며 “한선화는 성격이 좋다 들었다. 차인표 배우는 무대에 같이 섰던 기억이 있다”며 함께한 좋은 배우들도 출연 이유에 한몫했음을 강조했다.

치호의 이복 형 ‘석호’ 역으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못된 ‘하남자’ 캐릭터에 도전한 차인표는 “처음엔 로코 작품이라 해서 나와 김희선의 로코인줄 알았다”며 “이한 감독이 내겐 (김희선처럼) 손편지 대신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마라고 하더라”는 너스레로 객석에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행복했다. 2시간 동안 영화를 행복하게 볼 수 있었다”고 작품에 애착을 드러냈다.

치호의 제과회사 사장 ‘병훈’ 역으로 자아도취 캐릭터 변신을 시도한 진선규도 “이 작품을 같이 하면 너무 행복하고 좋을 것 같은 촉이 있었다”며 “역시 영화를 보니 그런 기분이 잘 담겨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은숙’ 역으로 진선규와 치호, 일영을 이을 격정적 로맨스를 그린 한선화 역시 “존경하는 선배들과의 작업으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확신을 표현했다.

유해진과 김희선의 로맨스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희선은 “보통 작품에선 스킨십이 있을 땐 상대 배우가 나에게 키스한다거나 포옹한다거나 하는 신들이 많았다”면서도, “그런데 내가 이렇게 남자분에게 반강압적으로, 적극적으로 스킨십하는 게 처음이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촬영하면서 가장 NG를 많이 낸 신이 자동차 극장신이었던 것 같다“며 ”서로 너무 웃느라 정신을 못차렸다. 웃는 게 괴로울 정도로 웃음 참기가 힘들었는데 그 신을 내가 너무 열심히 해서 오빠도 당황하셨다. 어렵더라“라고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진선규와 한선화의 치명적 로맨스도 치호와 일영 못지 않게 큰 축을 차지해 영화를 보는 내내 흐뭇한 웃음을 유발한다. 두 사람의 러브라인엔 풋풋한 치호 일영의 로맨스와 대비되는 격정적인 키스신도 등장한다. 이에 대해 진선규는 “그 장면을 찍기 전 너무 떨고 긴장을 많이 했다”며 “평소에 가글 같은 건 잘 안 하는데 (그 장면 찍기) 한 시간 전부터 그렇게 가글을 했다”고 고백해 폭소케 했다.

(사진=뉴스1)
한선화는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를 귀띔하기도. 그는 “그 장면을 찍기 전 선배님이 ‘선화야, 한 방에 가자’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이 큰 힘이 됐고 선배님이 리드를 해주시며 ‘한 번에 OK를 받자’고 해서 격정적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진선규를 향한 고마움을 털어놨다.

한편 ‘달짝지근해’에서는 임시완과 고아성, 정우성 등 뜻밖의 강력한 카메오들이 등장해 시선을 끈다.

이한 감독은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저와 함께 했던 배우들 중에 카메오를 찾아보게 됐는데, 흔쾌히 허락도 해주시고, 준비도 많이 해와주셔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카메오로 출연한 정우성은 감독으로서 장편 데뷔작인 ‘보호자’를 ‘달짝지근해’와 같은 날 내놓아 더 눈길을 끈다. 이한 감독은 “안 그래도 어제 정우성 배우와 연락을 했다. 서로에 대한 미안함이나 경쟁 의식은 전혀 없다”면서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냐’고 했다. 두 작품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고 전했다.

유해진은 “‘보호자’가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우리 영화가 조금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달짝지근해’는 8월 15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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