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식언 일삼는 LH 셀프 카르텔 혁파 믿으면 안돼

2023. 8.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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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년 전 땅투기 사건 이후 내놨던 전관 특혜 근절책으로 취업이 제한됐던 사례는 단 한 건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체 수준의 혁신안이라며 포장했던 LH의 전관예우 근절 다짐은 허울 좋은 헛말이었다.

LH에선 취업제한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려 2급 승진 전 사퇴가 줄을 이었다.

국토부는 LH 전관 예우 방지책을 10월 발표하는 '건설 이권카르텔 혁파 방안'에 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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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경기 양주시 LH 무량판 아파트 보강공사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년 전 땅투기 사건 이후 내놨던 전관 특혜 근절책으로 취업이 제한됐던 사례는 단 한 건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LH가 7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가 혁신안을 발표한 2021년 6월 이후 최근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자 취업심사를 받은 사람은 21명이다. 이 중 취업불가 판정을 받은 이는 퇴직 뒤 바로 아파트 유지보수 관리업체에 취직하려 했던 2급 직원 한명이었다. 나머지 20명은 모두 승인을 받았다.

승인 판정을 받은 전관들의 건축사사무소는 최근 철근 누락이 드러난 경기 파주 운정 A34 아파트, 인천 가정2 A-1BL 단지 감리에 참여했다. 전관 이권 카르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해체 수준의 혁신안이라며 포장했던 LH의 전관예우 근절 다짐은 허울 좋은 헛말이었다.

LH 혁신안은 발표 때부터 말뿐인 혁신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취업제한 기준을 기존 상임이사 7명에서 2급 이상 500여명으로 확대했지만, 2급 이상은 전체 임직원의 4%대에 불과하다. 4급 이상 직원 취업을 제한하는 금융감독원 등 타기관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LH에선 취업제한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려 2급 승진 전 사퇴가 줄을 이었다. 실무에 밝은 차장급 3급 직원들이 관련 설계·감리회사로 빠져나갔다. 게다가 자본금 10억원 미만 업체의 경우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 대상도 아니다. 전관들은 허술한 법망을 피해 갔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철근을 빼먹은 LH 아파트를 찾아 "전관 출신 고액연봉 임원이 기술이 아니라 영업과 로비력으로 일감을 따내는 구조가 번번이 문제가 됐지만 그동안 껍데기만 바꿔왔다"고 했다. 국토부는 LH 전관 예우 방지책을 10월 발표하는 '건설 이권카르텔 혁파 방안'에 담겠다고 한다. LH는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반카르텔 공정 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하겠다고 선포한 상태다.

수도 없이 확인된 LH의 이권카르텔과 먹이사슬 구조는 반드시 끊어내야 할 폐습이다. 더욱이 건설업 카르텔은 민간 아파트까지 광범위하게 얽혀 있다. 정부의 정확한 실태 파악도 시급하다. 지금과 같은 부실 설계, 시공, 감리 시스템으론 후진국형 건설 재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정부는 부실 시공엔 엄벌을 내리고 카르텔 혁파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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